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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델 베껴 한국에…제도 공백 속 성패는 미지수
조은지 기자
2026.04.29 09:13:10
④스트레티지 모델 ETH·BTC로 복제했지만…시장 인프라·회계·거버넌스 '삼중 공백'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8일 17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파라택시스이더리움과 파라택시스코리아가 미국 스트레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델을 각각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BTC)으로 복제한 국내 첫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상장사로 부상했다. 


그러나 법인 실명계좌 불가·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미도입·기관투자자 편입 제한 등 시장 인프라 3대 조건이 모두 미비한 상태다. 여기에 평가이익은 잡히지 않고 손상차손만 인식되는 회계 비대칭, 임시주주총회 한 차례로 정체성을 바꾸는 거버넌스 허점까지 겹치며 모델 정착 여부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양사 합병이 마무리되는 2026년 10월 이후 통합 법인이 보안 본업 현금흐름으로 ETH 매입을 이어가며 BTC 자산까지 통합 운용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 제도와 시장의 벽에 막혀 전략 수정에 나설지 주목된다.


◆시장 인프라·회계기준 모두 미국과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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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트레티지 모델이 작동할 수 있었던 핵심 전제는 ▲상장 법인의 거래소 직접 매매 가능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연기금·뮤추얼펀드 등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편입 허용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국내는 세 가지 조건 모두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법인은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개설이 막혀 있어 매입은 사실상 장외거래(OTC)에 의존해야 한다. 가상자산 현물 ETF 역시 도입되지 않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편입도 제한된다. 기업이 BTC·ETH를 보유한다고 해도, 이를 가격 재평가의 매개로 삼아줄 시장 참여자 풀 자체가 좁다는 의미라는 풀이다.


회계 기준의 비대칭성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가상자산은 무형자산으로 분류되며 국내 상장사 대다수가 원가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이 경우 BTC·ETH 가격 상승분은 장부가에 즉시 반영되기 어렵다. 반면 가격 하락이 손상 징후로 판단되면 손상차손이 먼저 인식될 수 있다. 상승 효과는 늦게 보이고, 하락 효과는 비교적 빠르게 드러나는 회계 비대칭이 생기는 셈이다.


미국이 2023년 미국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 ASU 2023-08 도입으로 가상자산 공정가치 평가를 허용한 것과 정반대다. 스트레티지의 BTC 평가이익이 손익계산서를 통해 실시간 가시화되는 반면, 국내 상장사는 ETH가 올라도 재무제표상으로는 무수익 자산으로, 떨어지면 즉시 손실 자산으로 잡히는 구조다. 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사실상 항상 손해 보는 형태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시주총 한 번에 바뀐 정체성…거버넌스 허점도


임시주주총회 한 차례로 회사의 정체성이 뒤바뀐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두 회사 모두 임시주주총회 한 차례를 통해 사명을 바꾸고 정관에 디지털자산 사업을 추가했다.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신시웨이)에 투자했던 주주, 바이오 신약 개발사(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투자했던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정체성이 사후에 통보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 시점의 사업 모델과 보유 시점의 사업 모델이 전혀 달라지면서, 기존 주주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관 변경과 동시에 자산의 절반 이상을 단일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의사결정이 사실상 임시주총 통과만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례가 늘어날 경우 제도적 공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올해 하반기 양사 합병 이후가 '분수령'


관전 포인트는 2026년 10월 1일로 예정된 양사 합병 이후의 행보다.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법인은 비트코인 206개와 이더리움 8691개를 동시에 보유한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상장사로 재편된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주목하고 있다. 첫째, 보안 본업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이더리움을 지속 매입하면서 코리아가 보유한 비트코인 자산까지 통합 운용하는 시나리오다. 둘째, 회계·세제·시장 인프라의 벽에 부딪혀 트레저리 전략 자체를 축소·수정하는 시나리오다.


합병 성사와 ETH 추가 매입 여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진행 상황이 맞물리는 2026년 하반기가 사실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파라택시스 모델의 성패는 단일 기업의 전략 성패를 넘어, 국내 상장사 DAT 전략의 제도적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파라택시스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국내 선도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기업을 구축하려는 기업 비전의 핵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두 사업의 통합을 계기로 규모의 경제와 비용 효율화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수직 계열화된 대규모 트레저리 플랫폼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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