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LG유플러스가 AI 에이전트와 디지털 트윈을 상용망에 적용해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자율화하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 전략을 본격화한다. 장애 대응과 트래픽 제어, 무선 품질 관리, 국사 운영까지 사람 중심의 운영 방식을 AI 기반 자율 구조로 전환해 고객 체감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10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 네트워크 자율화의 상용 적용 사례와 성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단순 자동화나 보조적 AI 활용을 넘어 네트워크 운영 전 과정에서 AI가 스스로 인지·분석·판단·조치를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은 "네트워크는 설계와 구축부터 운영, 장애 대응까지 일련의 과정으로 구성된다"며 "이 전 과정에 AI가 실제로 어떻게 접목돼 구현됐는지를 공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약 160만 개의 장비가 고객 서비스를 위해 운영 중이며 향후 IoT와 피지컬 AI 확산으로 네트워크 복잡성은 사람의 판단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의 핵심 플랫폼으로 'AION(Artificial Intelligence Orchestration Nexus)'을 구축해 반복 업무 자동화와 AI 기반 선제 대응 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그 결과 모바일 고객 품질 불만 접수 건수는 70%, 홈 서비스 불만은 56% 감소했다. 통화 중 끊김이나 IPTV 화질 저하, 인터넷 끊김 등 고객이 체감하는 불편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네트워크 운영의 진화는 2018년 반복 업무 자동화에서 시작됐다. RPA 기반 자동화를 통해 정형화된 작업을 줄이고 현업 인력이 직접 자동화 로봇을 개발·운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현재 약 290대의 소프트웨어 로봇이 24시간 가동 중이며 연간 약 23만 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감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적용해 장애 예측과 선제 대응 영역으로 확장했고, 2025년부터는 이를 에이전트 단위로 묶어 자율 판단이 가능한 구조로 고도화했다.
박성우 네트워크AX그룹장(상무)은 "기존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사람이 인지하고 분석과 판단, 조치를 반복했지만 자율 운영 네트워크에서는 이 과정을 에이전트가 수행하고 사람은 감독 역할을 맡는다"며 "현재는 TM포럼 기준 레벨3에서 레벨4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는 장애 처리와 서비스 품질 관리, 트래픽 급증 대응에 활용되고 있다. 관제센터에서는 AI가 24시간 이상 징후를 감지해 영향 범위를 분석하고 원격 조치 또는 현장 출동 여부까지 자동으로 판단한다. 서비스 품질 영역에서는 장비 장애가 아닌 체감 품질 저하까지 탐지해 문제 구간을 엔드투엔드로 분석하고 자동 조치를 수행한다.
무선 품질 관리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이 적용됐다. 실제 망 환경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무선 신호 상태와 트래픽 변화를 예측하고 AI가 수십만 개에 달하는 안테나 빔 패턴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박 상무는 "기지국 수백 개의 파라미터를 사람이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AI는 상황 변화에 따라 즉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국사 운영에서도 자율화가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으로 국사 내부를 3D로 구현해 장비 상태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이상 발생 시 문제 위치를 즉시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을 활용한 AI 자율주행 로봇 'U-BOT'을 시범 배치해 장비 상태와 온·습도 등을 자동 점검하고 있다. 현장 출동을 줄이고 장애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글로벌 통신산업 협회 TM Forum이 실시한 네트워크 자동화 성숙도 평가에서 국내 통신사 최초로 'Access 장애관리' 영역 레벨 3.8을 획득했다. 최고 단계인 레벨4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용망에서 AI 기반 자율 운영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에서 AI와 디지털 트윈 기반 네트워크 자율화 기술을 공개하고 글로벌 통신사와의 기술 협력 및 해외 진출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권 부사장은 "7년 가까이 자동화와 지능화, 자율화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왔다"며 "앞으로도 AI를 통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체감 품질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의 실질적인 효과와 한계, 경쟁사 대비 수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성우 네트워크AX그룹장(상무)은 모바일 고객 품질 불만이 70% 감소한 배경에 대해 "장비 장애보다 회선이나 선로, 수동 소자 이상 등 기존 장비 알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고객 불편의 주요 원인이었다"며 "AI가 데이터 기반으로 이를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조치하면서 고객센터로 인입되기 전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TM포럼 평가에서 레벨 4.0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로는 의도 인식과 판단 영역의 자율화가 아직 완전히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해당 영역을 2026년까지 보완한 뒤 재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레벨 숫자보다 상용망 안정성을 우선해 단계적으로 자율화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TM포럼 기준으로 상용망 기반 자율화 수준을 공식 검증받고 결과를 공개한 국내 통신사는 현재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국사 운영 자동화와 관련해 소개된 AI 자율주행 로봇 'U-BOT'에 대해서는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선행 개발 담당이 "로봇 도입의 목적은 안전 과시가 아니라 전국 5000여 개 무인 국사의 현장 상황을 원격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한 가시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사는 주요 통신 시설인 만큼 안정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 방침을 밝혔다.
AI 에이전트 도입에 따른 인력 운영 변화와 관련해서도 권 부문장은 "AI 활용의 목적은 인력 감축이 아니라 현업 인력의 재교육과 고부가 업무 전환"이라며 "네트워크 업무를 가장 잘 아는 현장 인력이 에이전트 개발에 직접 참여해 고객 관점의 품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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