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에 최종 불참하면서 면세사업을 지속할 의지가 있는지를 두고 시장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은 국내 면세업의 핵심채널로 꼽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입찰 포기를 넘어 면세사업 전반의 방향성 변화를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0일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DF1(향수·화장품)과 DF2(주류·담배)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1차 참여 신청만 하고 최종 단계인 입찰 의향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다 입찰을 포기한 셈이다.
이번 입찰 대상 가운데 DF2는 과거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다 반납한 구역이다. 당시 출국객 수는 늘었지만 매출은 증가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출국객 수와 연동된 임차료 부담이 커지자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법원에 조정 신청을 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두 회사는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해당 구역을 운영하는 동안 매달 60억~70억원 수준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철수에 따른 위약금도 약 1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신세계면세점이 이번 입찰 참여를 끝까지 고민한 이유는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장기간 인천공항 내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낙찰되는 사업자는 최소 7년, 최대 10년까지 사업권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신세계면세점의 사업 기반은 이미 크게 축소된 상태다. 시내면세점인 부산점을 폐점한 데 이어 이번 입찰 불참으로 남은 사업장은 명동 본점과 인천공항 DF4 구역 두 곳 뿐이다.
이번 입찰은 취급 품목이 같은 두 개 사업권에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참여했기 때문에 유찰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권이 나올 가능성도 낮아 신세계면세점은 당분간 현재 보유한 2개 사업권만으로 면세사업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이번 결정을 면세사업 전반의 구조조정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면세점이 보유한 2개 사업장만으로는 브랜드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규모가 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전부터 백화점 본점 리뉴얼 시점에 맞춰 면세점이 백화점 사업장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이번 입찰 불참으로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관측했다.
현재 신세계면세점 명동본점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디 에스테이트)에 위치해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중장기 프로젝트로 옛 SC제일은행 건물과 메사빌딩을 백화점 영업 공간으로 전환해 본점을 '타운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헤리지티(옛 SC제일은행 건물) 3층을 공실로 비워둔 채 상품구성(MD)을 검토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리뉴얼이 시작되지 않은 메사빌딩 활용 방안을 놓고도 고심 중이다. 남은 리뉴얼 계획에 따라 면세점 구역 재배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서 영업을 종료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자리 역시 현재는 백화점 스포츠 전문관으로 바뀐 상태다.
경영진 변화 역시 면세사업 철수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석구 대표가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부임한 이후 수익성을 한층 더 엄격하게 따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신뢰하는 경영자를 면세점 수장으로 보내 사업 전반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정리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과거에는 점유율 중심의 경영 방침을 세웠지만 현재는 손익이 중심"이라며 "팬데믹과 같은 외부 변수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천공항 입찰 건도 손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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