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이동수 대한해운 대표이사와 주주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소액주주연대가 요구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회사 측은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주주 대상의 소송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논란을 빚은 만큼 주주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일 소액주주연대의 5차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서를 보냈다. 이는 지난달 15일 소액주주연대의 내용증명이 접수된 지 18일 만이다. 당초 대한해운은 지난달 29일까지 답변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이후 두 차례 기한을 연기한 끝에 회신을 보냈다. 소액주주연대는 5차 내용증명에서 ▲실질적인 주주환원 확대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 ▲대표의 자사주 장내 매수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한해운 측은 "배당 등 주주환원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등의 입장을 내놓는 데 그쳤다. 특히 대표의 자사주 매입 요구에 대해서는 "결정된 사항이 없고, 공시 사항이라 미리 말씀드릴 수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대한해운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10월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회사 측에 질의서를 보냈다. 1차에서는 2025년 결산 기준 배당 기본 방침에 관한 내용 공유를, 2차에서는 주당 30원의 배당과 주주환원 정책 공개를 각각 요구했다. 이어 3~4차에서는 회사의 기업설명회(IR) 활동 내용과 주주환원 정책 방향 개선에 대한 입장 등을 요청했다. 소액주주연대가 질의서를 보내는 것은 대한해운이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2008년 주당 500원에 배당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실적 악화, 선박 구매 등을 이유로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대한해운의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3694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부 선박들을 매각한 점에서 볼 수 있듯이 선박 투자에도 적극적이지 않아 주주환원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SM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배당 여력이 확보됐다"며 "주주환원 재개를 고민할 수 있을 만큼 현금 여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한해운은 2013년 SM그룹에 인수된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연결 기준 5354억원이었던 대한해운의 매출은 지난해 1조7472억원으로 226.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3억원에서 3286억원으로 224.3% 증가했다. 배당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8723억원에서 1523억원으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대한해운의 이 같은 대응이 주주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이 대표가 우오현 SM그룹 회장에 대한 비방글을 포털사이트 종목 토론방에 게시한 일부 주주를 상대로 법적 소송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해운의 한 주주는 "기존 받았던 내용증명의 사측 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이 대표의 행동으로 대한해운에 대한 주주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주주가치 환원에 대한 대표의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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