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미국 제련소 투자를 위해서 추진한 3자배정 유상증자(유증)가 법원 문턱을 넘게 되면서다. 나아가 경영권 사수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증 이후 11%가량의 지분율 쥐게 되는 합작법인(JV)은 고려아연의 우호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24일 기각했다. 고려아연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경영상 판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사업은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다.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사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JV 설립이 이번 결정으로 법적 타당성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법원은 '3자배정 유증이 특정인을 위한 경영권 방어용 도구'라는 영풍·MBK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2조850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차질 없이 추진하게 됐다. JV는 신주 220만9716주를 인수하기 위한 대금 2조8500억원을 오는 26일 납입할 예정이다. 신주상장예정일은 1월13일이다. 신주상장이 마무리되면 JV는 고려아연 지분 11%가량을 쥐게 된다.
유증에 따라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최윤범 회장 쪽과 영풍·MBK 쪽 지분은 일부 희석된다. 최 회장 쪽 지분은 32%에서 29%로 줄고 영풍·MBK 지분은 44%에서 40%로 감소한다. 다만 JV 지분 11%가량이 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되면서 양쪽 지분은 대등한 구도로 재편된다. 최 회장을 포함해 고려아연 쪽 이사 5명이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되는데 유증 이후 지분율 변화에 따라 이사회에서 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 이사회는 직무정지된 4명의 이사를 제외하고 고려아연과 영풍·MBK가 각각 11명, 4명 구도다.
JV는 이번 미국 제련소 투자의 축으로 통했다.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미국 방산 전략투자자(SI)가 한미 자원동맹의 명분으로 손잡고 세운 합작사다. JV의 최대 출자자는 지분율 40.1%의 미국 전쟁부(U.S. Department of War)다. 고려아연은 JV에 지분율 10%에 해당하는 약 1300억원을 투자한다. 고려아연 출자금을 포함해 JV는 총 2조7000억원가량을 확보한다.
JV는 유증 신주로 발행될 220만9716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약 11%의 지분을 보유한 고려아연 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고려아연과 미국 쪽 지분이 섞인 JV가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에 우호지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전략광물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을 위해 한국기업과 미국 정부 등이 손을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23일 펴낸 보고서에서 "유상증자가 단행될 경우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점유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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