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1조9200억원 규모 전자전기 사업의 최종 향방이 사실상 정해졌다. 디브리핑(탈락 업체를 대상으로 평가 과정과 절차를 설명하는 공식 절차) 이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의제기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인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의 본계약 체결 절차도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KAI의 대응 여부가 이번 사업의 최대 변수로 꼽혀왔다. 대형 체계사업의 경우 탈락 업체가 디브리핑 이후 문제를 제기하면 협상 일정이 장기간 지연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AI가 공식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일정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다.
이번 전자전기 사업은 애초부터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과 KAI·한화시스템이 맞붙은 2파전으로 주목받아 왔다. 전자전기는 정부가 2034년까지 총 1조92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한국군이 처음으로 자체 전자전 항공기를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전자전 장비·교란장치 등 핵심 임무장비의 기술 수준이 승부를 가른 분야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평가 결과 LIG넥스원 컨소시엄이 KAI·한화시스템보다 4.5점 앞서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한항공은 사업예산 절반을 차지하는 기체 부문을 담당해 해외 비즈니스 제트기를 들여와 개조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LIG넥스원은 전자전 장비와 임무시스템 통합 역량을 내세웠다. 기존 방산 대형 사업이 '기체=KAI, 임무장비=LIG넥스원' 방식의 분업 구조였던 것과 달리, 이번 사업에서 LIG넥스원이 대한항공과 함께 독자적인 체계형 제안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체계 주도권과 역할 분담을 둘러싼 조율이 이어지면서 계약 체결까지의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졌다. 업계에서는 애초 10월 중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 절차는 예상보다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절차 지연 우려와 관련해 방사청은 현재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디브리핑 이후 KAI로부터 이의제기나 클레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LIG넥스원과 협상을 이미 마친 상태이며 현재는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검토 중"이라며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연내 본계약 체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자전기 사업의 계약 구조상 방사청이 먼저 LIG넥스원과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한 이후 LIG넥스원이 대한항공과 별도로 하위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절차가 큰 변수 없이 진행된 만큼 연내 LIG넥스원과 방사청 간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LIG와 대한항공 간 후속 계약도 무리 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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