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각종 규제에 발목이 묶이는 동안 쿠팡이 규제 무풍지대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며 '국민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여파다. 업계에서는 유통산업의 균형이 무너진 가운데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개인정보 외부 유출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한 쿠팡은 조사 초반 4500여개의 계정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으나 불과 열흘 뒤인 29일 유출 규모를 3370만개로 정정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쿠팡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구매이력이 있는 고객)이 247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회원 대부분이 피해자다. 19세 이상 국내 성인 수가 약 445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성인 4명 중 3명에 달한다.
이번에 유출된 정보는 고객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다. 쿠팡은 결제 정보와 신용카드 번호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소비자들은 쿠팡이 최초 정보 유출(6월 24일) 시점으로부터 5개월이나 지나 인지를 했다는 점과 첫 발표와 달리 피해 규모가 상당했다는 점 그리고 유포자가 내부 직원이었던 퇴사자라는 점에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피해가 유독 규모가 크고 파장이 큰 이유는 쿠팡이 대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온라인플랫폼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그간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 2012년부터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을 받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새벽배송이라도 할 수 있게 영업시간 제한이라도 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같은 요구는 번번이 무산됐다.
믈론 쿠팡도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의 적용을 받고는 있다. 다만 현행법의 경우 입점업체 보호에 초점이 맞춰있어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규제 무풍지대 속에서 쿠팡은 1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물류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며 전국에 '로켓배송망'을 깔았고 매출 규모는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 2012년 845억원에 불과했던 쿠팡의 매출은 작년 44조원으로 40배 이상이 확대됐다.
반면 같은기간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의 매출은 10조9390억원에서 16조9673억원으로 약 6조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작년 기준 쿠팡의 매출은 대형마트 3사 합산 매출을 앞지른다. 또 다른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경우 사세가 위축되며 결국 기업회생에 들어간 상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를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오프라인 유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낡은 규제를 바꿔야 할 시점이다"며 "한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도화되면 전체적인 시장 균형과 발전을 저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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