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더존비즈온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전 막차에 탑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액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해당 제도가 내년 상반기 시행을 앞둔 가운데 빠르게 거래를 진행하면서 수천억원의 추가 자금 부담을 덜어낼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도로니쿰은 김용우 회장, 신한투자증권 등이 보유한 더존비즈온 지분 37.6%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단가는 주당 12만원으로 총 1조3158억원 규모다. 도로니쿰은 EQT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EQT는 이번 거래로 더존비즈온 최대주주로 등극할 전망이다.
SPA 계약 전날(5일) 주가가 9만4200원(종가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27.4%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했다. 신한투자증권도 김 회장과 동일한 프리미엄을 인정받으며 투자금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매각으로 5000억원 가량을 회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EQT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의무공개매수 도입 전 거래에 성공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의 일환으로 내년 상반기 의무공개매수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의무공개매수는 인수자가 지배주주의 지분을 인수한 가격과 동일한 가격으로 소액주주들의 지분까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제도로, M&A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규제로 꼽힌다.
지난 1997년 구 증권거래법은 상장주식 25% 이상을 매수하는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50%+1주' 이상을 공개매수 하도록 규정했다. 이듬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과 외국 자본 유치 등을 이유로 해당 규정은 폐지됐다. 2022년 전 정부 하에서 50%+1주 의무공개매수제도의 재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여당 주도로 추진되는 최근 법안들은 50%+1주가 아니라 100% 의무공개매수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통상 금융 규제가 시행일 이후의 거래부터 적용된다는 원칙에 따라 이번 딜은 소급 적용을 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현재 더존비즈온 시가총액이 3조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EQT는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조달 비용을 절약한 셈이다. 만약 과거 발의됐던 법안처럼 잔여 지분 전체를 공개 매수해야 하는 규제를 적용받았다면 인수대금으로 2조원 이상을 추가 지불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거래로 신한투자증권의 더존비즈온 투자도 6년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2019년 신한투자증권(당시 신한금융투자)은 더존비즈온이 더존을지타워를 4500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로 나섰다. 당시 SPC(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신한더존위하고제이차)를 활용해 더존비즈온이 발행한 전환우선주(CPS)를 주당 8만3089원에 매입하면서 총 1500억을 투자했다.
이후 신한금융그룹과 더존비즈온은 공고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2021년 신한은행이 더존비즈온 자사주를 723억원에 인수하며 전략적투자자(SI)로 합류했다. 이듬해에는 테크핀레이팅스라는 양 사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기업금융시장 특화 신용평가(CB) 플랫폼도 출범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더존비즈온이 베인캐피탈의 투자금을 상환할 위기에 놓였던 상황에서도 우군으로 등판했다. 당시 블록딜 방식으로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더존비즈온 지분(9.99%)을 2600억원 가량에 인수하면서 급한 불을 꺼줬다. 이번 거래의 매도자로 이름을 올린 SPC 신한밸류업제일차가 해당 거래에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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