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LG디스플레이가 연말까지 인력·투자 효율화의 고삐를 당길 예정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희망퇴직 등 인력 효율화 방안 시행을 예고한 데다, 연간 투자 규모도 예년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정철동 사장이 2023년 12월 부임한 이후 효율성을 경영의 핵심에 두고 인력과 투자 효율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부 비용을 관리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0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중 인력 구조 효율화 활동을 추가로 실행할 계획이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3분기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올해만 세 번째 인력 효율화 조치다. 앞서 상반기에는 생산직 희망퇴직과 함께 일부 인력을 LG전자 계열사인 LG이노텍에 파견했고 7월에는 사무직을 대상으로 일정 부분 급여를 지급하는 '재충전 휴직' 제도를 시행했다. 이후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3분기 기준 인력 구조 효율화 관련 일회성 비용이 400억원이 발생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4분기 시행 예정인 인력 효율화 방안은 3분기보다 규모가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김 CFO도 "4분기에 시행할 인력 효율화 방안의 실적 영향은 3분기보다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자, 2018~2020년 희망퇴직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퇴직 위로금으로만 4051억4700만원이 지급됐다.
이 같은 인력 효율화 기조는 2023년 12월 정 사장 취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 당시 "사업 전반의 원가 혁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강조했으며 취임 직후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원가 혁신 기조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2024년에는 6월 생산직, 11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정 사장의 '원가 혁신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효율화 작업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인건비를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반기 기준 직원 수는 2만8275명, 연간 급여 총액은 1조1855억원이었으나 2024년 반기에는 각각 2만7291명, 1조1766억원으로 줄었다. 2025년 반기에는 2만5028명, 1조1227억원으로 감소했다. 정 사장 취임 후 2024~2025년 사이 직원 수는 2263명, 급여 총액은 539억4000만원 줄어든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투자에서도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액은 1조원대 후반으로, 지난해 2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올해 1월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2조원대 초중반' 예상치보다도 낮은 규모다. 이에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재무 여건을 감안해 투자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광저우 대형 LCD 공장 매각으로 2조2300억원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일부는 올해 6월 발표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개발 투자(2027년까지 총 1조2700억원)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능력(캐파) 확장보다는 신기술 개발 중심 투자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지속될 경우 폴더블·IT 제품 등 OLED 탑재 수요 증가 흐름을 적기에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 폴더블 모델 및 IT OLED 투자를 두고 "시장 동향과 수요 성장을 고려해 대응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등 주요 경쟁사가 내년부터 8.6세대 IT OLED 양산에 돌입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가 투자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투자하더라도 양산은 2029년께 가능하며 그때는 이미 중국 업체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4년 만의 흑자 전환이 가시화된 상황에서도 인력 효율화를 지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대규모 투자는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현금성 자산은 1조5550억원, 부채는 20조798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63%다. 차입금은 13조4840억원, 순차입금비율은 151%에 달한다. 직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내부 자금만으로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회사는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당장 수익이 되는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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