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잦은 대주주 교체로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져 온 코스닥 상장사 '광명전기'가 결국 옛 주인 조광식 회장 품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과거 광명전기 지분 매각으로 거둔 자금 일부를 활용해 다시 경영권을 확보하는 '우회 복귀' 구조를 만들어내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피앤씨테크'는 지난달 22일 나반홀딩스가 보유한 광명전기 지분 19.57%를 30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거래금액은 3595원이다. 이는 지난달 31일 종가(1572원)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은 거래다. 피앤씨테크는 자기자금과 차입금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이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31.5%까지 늘릴 계획이다.
피앤씨테크는 이미 계약체결일인 지난달 22일 계약금 45억7500만원을 지급했으며, 1차 중도금(182억8800만원)과 2차 중도금(53억7000만원), 잔금(22억5000만원)을 순차적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2차 중도금 납입이 완료되면 이사회 과반 확보가 가능해지며, 이후 잔금 납입과 함께 경영권이 완전히 이전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피앤씨테크의 최대주주가 광명전기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던 조광식 회장이라는 점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당시 이재광 회장과 함께 보유 중이던 광명전기 지분 29.98%를 나반홀딩스에 385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다시 경영권을 되찾게 되면서 '되팔고 되사온' 구조가 완성됐다.
실제로 조 회장이 매각한 이후 광명전기에서는 대주주 교체 시도가 잇따랐다. 나반홀딩스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무궁화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에 광명전기 경영권을 200억원에 넘기려 했지만, 소액주주 반발로 무산됐다.
올해 7월에는 엠에이치건설이 나반홀딩스로부터 광명전기 지분 15.02%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전량 지분을 장내매도해 다시 나반홀딩스가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피앤씨테크를 통해 광명전기 경영권을 재확보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피앤씨테크는 광명전기의 자회사였지만 조 회장이 지분 매각 직후 지분 29.62%(192만4000주)를 14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은 지분 매각에 따른 현금을 챙기면서 자회사였던 피앤씨테크를 통해 광명전기 경영권을 재확보하는 그림이 완성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이 과거 광명전기 지분을 매각한 가격보다 더 비싼 금액으로 지분을 되사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 적자폭이 계속 커지는 등 광명전기의 실적 악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프리미엄을 얹진 거래가 이뤄졌다"며 "동종업계 입장에서 볼 때 정상적인 거래처럼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의 실적을 볼 때 광명전기의 올해 매출은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적자폭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런 거래가 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명전기 관계자는 '조 회장이 광명전기의 경영권을 다시 가져오게 된 배경'에 대해 "최대주주 변경 계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