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불참한다. 취임 1개월차인 박 회장은 국정감사 준비와 함께 임박한 기업 구조조정,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인 국민성장펀드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세웠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포함한 주요 금융권 인사들이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것과 달리 박 회장은 국내에 남아 정상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 관계자는 "국감 등 국내 현안 사항이 많아 박 회장의 IMF·WB 연차총회 참석 계획이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매년 10월마다 열리는 IMF·WB 연차총회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금융 전망, 글로벌 정책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하는 소통의 장이다. 올해에는 이달 15~19일(현지시간) 동안 진행된다.
역대 산은 회장들을 포함해 국책 금융기관장들과 민간 금융사 수장들은 특이사항이 없는 한 IMF·WB 연차총회 출장길에 같이 올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와 현지 영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금융감독당국자들과 면담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박 회장의 이번 불참은 국내 현안이 더욱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시급한 국내 사정에 집중해야 하는 현시점에서 자리를 비우지 않기로 한 셈이다.
산은에 곧바로 당면한 과제는 오는 20일 진행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다. 전날 진행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적 해운사 HMM 매각 로드맵 발표 시점을 연내로 공언한 만큼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역할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산은은 현재 HMM 지분 3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HMM 외에도 금융당국이 석유·화학업계 사업 구조재편 지원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 만큼 산은이 선봉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석화업계는 비우호적인 업황에 구조조정 불씨가 커지고 있다.
30여년간 산은에서 근무했던 박 회장은 기아그룹과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팀을 이끌며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활약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15일 박 회장을 임명 제청할 당시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법에 정통한 정책금융 전문가로,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등 국가 전략산업 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산은 회장직은 금융위원장이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박 회장은 산은이 설립된 1954년 이래로 첫 내부 출신 수장인 만큼 기대와 관심이 높다. 그동안 산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 외부 인사가 회장직에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박 회장의 전임이었던 강석훈 전 회장도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다 취임했던 인물이다.
이와 함께 이번 정부의 핵심 과제인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조성에도 산은의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75조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조성하고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에서 75조원을 민간 매칭으로 채우기로 했다. 산은은 5년간 매년 15조원씩 보증채를 발행해 정부 자금을 마련한다. 해당 펀드는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전략 산업 투자에 쓰여 국내 기업 생태계의 혁신 동력 마중물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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