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취임 이후 첫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전무이사(수석부행장) 후임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복규 전무이사의 후임으로 기업금융과 구조조정 역량을 앞세운 이봉희 부행장과 조직·인사 관리에 강점을 지닌 박찬호 부행장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 전무이사는 산은 회장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현재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인사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신규 부행장단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이 지난 9월 취임한 후 신혜숙 부행장을 국민성장펀드부문장으로 발령한 핀셋 인사에 이어 처음 실시하는 정기 임원 인사다.
산은 안팎에선 이번 부행장단 인사에서 전무이사 인선도 함께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는 김복규 전무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남아 있지만, 전무이사는 산은 내에서 사실상 '2인자'로 통하는 핵심 보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관료 출신 인사들이 회장직을 맡던 시절에는 전무이사가 내부 출신 인사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로 인식돼 왔다.
여기에 산은 전무이사의 경우 3년 임기 이후 연임 사례가 거의 없었던 만큼, 김 전무 역시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취임 이후 차기 전무이사 후보군을 추려왔고, 최근 들어 인사 검증 절차가 본격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 전무이사는 회장과 함께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경영 현안을 결정하는 핵심 보직이다. 인사 검증이 마무리되면 이사회 승인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산은의 지분은 기획재정부(91.9%)와 국토교통부(5.23%), 산업통상자원부(1.67%), 해양수산부(0.48%), 기후대응기금(0.72%) 등 정부가 100% 보유하고 있다.
이번 전무 인선이 특히 주목받는 배경에는 박 회장의 이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산은 회장은 외부 출신이 주를 이루며 전무이사가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구조가 굳어졌지만, 사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이 취임하면서 전무이사의 역할과 위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 내부 사정에 밝은 박 회장이 전무이사에게 보다 명확한 기능과 역할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전무의 후임으로 이봉희 부행장과 박찬호 부행장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2+1년' 임기를 모두 채운 양승원·이근환·주동빈 부행장 가운데 승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들이 과거 산은 본점 부산 이전에 동의한 이력이 노조와의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노조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부산 이전 백지화를 약속한 바 있다.
기업금융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봉희 부행장은 2023년 12월 발탁 직후 태영건설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수습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를 총괄하며 구조조정 역량을 입증했다는 후문이다. 1968년생인 이봉희 부행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산은에서 기업금융2실 팀장, 기획조정부 기획조정팀장, 부천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기업금융·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박찬호 부행장은 리스크관리부문장을 맡아 전사적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를 총괄하고 있다. 1968년생으로 영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홍보실 공보팀장과 인사부 노사협력팀장, 기금사무국장, 홍보실장, 인사부장 등 조직 운영과 대외 소통, 인사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산은 내부에서는 인망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봉희·박찬호 부행장 가운데 한 명이 전무이사로 승진할 경우 부행장단 인사에도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핀셋 인사의 주인공인 신혜숙 부행장은 국민성장펀드부문장을 맡고 있지만, 여전히 혁신성장금융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또한 2022년 12월 동시에 발탁돼 '2+1년' 임기를 모두 채운 양승원·이근환·주동빈 부행장은 계열사 이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백준영 지역성장부문 부행장과 안성진 심사평가부문 부행장 등 지난해 12월 발탁돼 이제 1년 임기를 채운 부행장들은 이번 인사에서 비교적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 수장이 바뀐 기관들은 아직 전임 체제에서 짜인 조직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산은은 내부 출신 회장이 취임한 만큼 연말·연초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전임자 색깔을 지우는 비교적 큰 폭의 변화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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