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이성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검찰 강제수사라는 중대 변수를 맞이했다. 창업주 중심의 경영에서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경영 쇄신을 도모하려던 시도가 과거 경영 리스크의 그림자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이상혁)는 지난 9월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코인원 본사와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이 코인원 대표이사가 270억원의 자금을 무담보로 지배회사에 대여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조치다.
코인원은 지난 8월19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성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창업자 차명훈 전 대표는 2014년 회사 설립 이후 약 11년간 경영 일선에 나서왔으나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직접적 경영에서는 물러났다. 다만 차 의장은 여전히 지분 53.4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이사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경영 영향력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외부 인사를 통해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했다는 긍정평가가 있다. 반대로 실질 권한이 여전히 차명훈 의장에게 집중돼 형식적인 변화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이 문제 삼은 거래는 2017년 옐로모바일이 고위드(옛 데일리금융그룹)를 인수하며 시작됐다. 당시 옐로모바일 계열사였던 코인원은 약 270억원을 옐로모바일에 대여했고, 옐로모바일은 이를 상환하지 못했다. 코인원은 2018년 반환 소송을 제기해 2020년 1심에서 승소했으며, 이후 차명훈 당시 대표가 지분을 재인수하며 옐로모바일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코인원은 올해 3월 금감원 종합감사에서 해당 사안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이 추가 확인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사건이 검찰로 이첩됐고 이번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코인원 측은 "옐로모바일을 상대로 최종 승소한 사안으로 이미 소명은 마쳤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부 매체가 보도한 이성현 대표 주거지 압수수색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코인원의 새 리더십 출범이 얼마 되지 않아 불거진 수사가 시장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뢰의 중심에 있어야 할 거래소가 내부 문제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계좌 이탈 현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안이 특정 거래소에 그치지 않고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빗썸과 업비트 역시 각종 소송과 규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코인원 사례는 금융당국과 검찰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과거 의사결정까지 재검증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상당한 압박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이 대표가 전문 경영인으로 신뢰 회복을 주도할지 아니면 창업주 중심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날 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는 최근 국내외 규제 강화와 잇따른 수사·재판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인원도 새 리더십 이성현 대표가 출발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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