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지난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급여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이 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자칫 팽창형 비용 구조로 장기적으로 회사 재무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인원은 2024년 급여 총액은 18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160억원 대비 약 18%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외에 복리후생비와 퇴직급여를 포함한 인건비성 지출만 240억원을 상회했다.

같은 기간 코인원은 매출 441억원으로 전년 224억원 대비 두배가량 늘었다. 매출 증가에 비해 급여 상승이 과하지는 않다. 하지만 인건비 비중이 매출에 50% 이상을 차지한다.

인건비 외에도 여타 고정비도 상승했다.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 등 외부 외탁형 비용 항목들도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주요 항목을 보면 2024년 지급 수수료는 20203년(104.9억원) 대비 20.5% 늘어난 126.3억원이었다. 복리후생비도 5%가량 늘었다. 광고선전비는 매출 확대에 따라 대폭 확대돼 17.6억원으로 2023년도 10.1억원 대비 74.7%나 늘어났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확대가 실질적인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도 기준 당기 순이익은 15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가상자산 평가 이익에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에서는 60.6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고정경비인 인건비가 늘어난 것은 부담요소다.  올해 시장 상황이나 거래량이 감소하면 즉시 조정이 어려운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코인원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영 체계 변화를 꾀하며 내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이성현 이사를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차명훈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코인원은 2월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공동대표 변경 신고를 마무리하고 3월부터 정식 공동대표 체제에 들어갔다.

이성현 대표는 씨티은행 딜로이트컨설팅, 두나무, 줌인터넷 등을 거친 핀테크·전략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 공동대표는 경영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개발·제품·인사·사업·재무·리스크 관리 등 조직 전반을 총괄한다.

차 대표는 개발자 출신으로 코인원의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해 온 만큼 경영적인 측면은 이 대표에게 일임하고 제품과 서비스 고도화 분야를 담당한다. 또한 지금까지 쌓아온 업계 네트워크를 최대한 살려 대관 업무에도 나서고 있다.

공동대표 체제 전환이 단순 인사 조치에 그치지 않고 코인원의 비용 구조와 실질적인 재설계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 까지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동대표 체제로 조직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대회 조직을 차 대표에 집중하는 소폭의 조직 개편만 진행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코인원이 최근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심사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현장 검사가 진행 중인 점이 작용하고 있다. 현장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기는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차명훈·이성현 공동대표 체제의 본격적인 변화와 조직 재설계는 FIU의 심사가 마무리되는 5월 초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인원 측은 지난해 인건비 증가와 내부 조직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인건비 등 비용 증가는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며 "주요 사업을 책임지는 이성현 대표가 업무 파악 중에 있고 FIU의 현장 검사가 진행 중에 있어 당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