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중국 BOE가 애플 아이폰 17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데 성공하며 한국 업체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BOE가 내년 출시될 아이폰 18 시리즈 공급망에도 진입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관건은 BOE가 애플이 아이폰 18 프로에 새롭게 적용할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를 개발할 수 있을지다. 전문가들은 LTPO 기술을 이미 확보한 한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BOE가 다시 격차를 좁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업계에 따르면 BOE는 애플과 아이폰 17의 OLED 패널 양산·공급을 위한 인증을 통과했다. 초도 공급 물량은 500만대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올해 BOE의 아이폰 패널 공급량은 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BOE는 아이폰에 리퍼비시용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한 2021년 당시 아이폰에 1870만대의 패널을 공급했다. 이후 2022년 3200만대, 2023년 4100만대, 2024년 4300만대로 점차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아이폰 17 시리즈의 메인 공급망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각각 7800만대, 4560만대의 아이폰 17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BOE가 LTPO 패널 탑재가 본격화된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특히 아이폰의 경우 매년 제품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데 BOE가 LTPO 부분까지 기술적으로 따라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BOE가 아이폰 17에 탑재되는 LTPO 기술은 갖췄지만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 시리즈 공급망도 뚫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 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 18 프로부터 차세대 LTPO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TPO는 LTPS TFT를 기반으로 구동·스위칭 TFT 일부에 옥사이드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기술로,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구동 TFT는 화소에 들어가는 전류를 조절해 휘도를 조정하고 스위칭 TFT는 화소에 전류를 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LTPO는 애플워치 4에 처음 적용된 후 기술 개선이 이뤄져 왔다. 아이폰 17 시리즈에 적용된 LTPO는 2세대로, LTPS를 구동 TFT로 차용하고 6~7개의 스위칭 TFT 중 2개를 옥사이드로 탑재했다. 이 방식은 애플워치 울트라 2, 아이폰 14 프로부터 적용됐다.
아이폰 18에 적용 예정인 3세대 LTPO는 구동 TFT도 옥사이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구동 TFT에도 옥사이드를 적용하면 누설 전류를 더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모를 더 줄일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된 애플워치 10에 3세대 LTPO를 채용한 바 있다.
3세대 LTPO 경쟁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기술력으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애플과 3세대 LTPO 개발에 동참하며 납품 이력도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 10에 3세대 LTPO OLED를 납품한 바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도 3세대 LTPO가 탑재된 애플워치 11 OLED 개발 과제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구동과 스위칭 TFT를 모두 옥사이드 TFT로 바꿀 경우 옥사이드 TFT의 성능이 중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양사 모두 OLED TV 패널을 개발하며 옥사이드 TFT 적용을 해온 바 있기에 BOE보다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BOE가 아이폰 17에 LTPO 패널을 공급했지만 아이폰 18 패널 납품까지 이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세대 LTPO에서는 옥사이드 TFT의 성능이 관건이다. 이런 점에서 BOE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폰 17에 LTPO를 공급했다고 해서 아이폰 18에도 그대로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기술의 진입 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BOE가 아이폰 17 LTPO OLED 공급에 성공한 것처럼 결국은 한국 기업을 따라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초도 물량까진 어렵겠지만 애플이 계속해서 원가 하락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BOE가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심지어 BOE에도 가격 하락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초반에야 기술이 검증된 한국 기업들이 먼저 치고 올라가겠지만 늘 그렇듯 중국 업체가 격차를 좁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