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국군지휘통신사령부가 216억원 규모의 'C4I체계용 유사통신망 통합 사업'을 라우터(하드웨어) 기반 통합방식으로 추진하자, 전문가들이 "보안성과 확장성이 떨어진다"며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군은 SDN 컨트롤러를 반영한 사업이라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군지휘통신사령부는 미래 한국형 지휘통제체계(KCCS) 구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C4I체계용 유사통신망 통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약 216억원으로, 향후 군 통신망 운영의 핵심 기반이 될 사업이다.
논란은 통합 방식에서 비롯됐다. 지휘통신사령부가 보안 기능이 취약하고 가격이 비싼 데다 인공지능(AI) 적용에도 제약이 있는 라우터 기반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기존 라우터 방식은 ▲중앙집중 제어 불가 ▲자동화·가상화 미지원 ▲확장성 부족 ▲보안 취약성 ▲운영 비효율성 등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한다. 반면 SDN 방식은 중앙에서 정책·경로를 자동 제어할 수 있고,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구현, 클라우드·AI 연동, 비용 절감 등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미래 전장 환경과 국방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DN 방식의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미군을 비롯해 한국군 광대역통신망(MBCN),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도 SDN 기반 기술은 검증돼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군은 '통합 네트워크 발전 계획'(2021)에서 SDN 기반 통합망이 배치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보안을 강화하며 신속한 서비스 도입을 가능케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군의 통신망과 육군 LAN(Local Area Network) 교체 사업에도 SDN 방식을 적용했다.
국방부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현재 SDN 방식으로 통합 네트워크를 제어 및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러와 라우터를 사업 소요에 반영해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SDN 방식이 이번 통합사업에 포함됐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안요청서(RFP)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번 사업은 SDN 방식이 아닌 사실상 전통적인 라우터 중심의 망 통합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SDN은 컨트롤러를 통한 중앙집중 제어, 네트워크 자동화, 가상화 등의 핵심 기능을 포함해야 한다"며 "그러나 해당 제안서에는 이런 SDN의 구조적·기능적 요소가 대부분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NMS(Network Management System) 기능이 일부 강화된 라우터 중심의 망 구축 요구사항으로 기술돼 있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SDN 개념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향임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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