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시니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간병, 치매, 요양 등 노년기 리스크에 특화된 건강보험부터 요양시설 연계 서비스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시니어 고객층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험금청구권 신탁도 시니어 맞춤형 케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간병·돌봄 기능을 강화한 건강보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장기 간병비 대비, 치매 진단 이후 관리 등 고령층의 의료·생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보험 포트폴리오를 보강했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역시 요양시설 사업 진출을 통해 시니어 케어 외연 확대에 나섰다.
생보사들이 시니어 시장에 전략적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단순한 고령화 통계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가 있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오랫동안 아픈 상태'로 살아가는 현실이 도래하고 있어서다. 건강 보장에 머물던 보험 수요는 최근 장기 요양 대비, 유족 생활비 등 목적에 맞춘 자산 운용·이전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시니어의 자산관리 설계는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 '케어'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삶의 마지막까지 재정적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자산 활용과 이전은 노년기의 삶의 질은 물론 사후 가족에 대한 책임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건강과 돌봄을 넘어 자산 관리와 이전까지 포함한 설계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보험 구조 설계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험금청구권 신탁' 제도는 시니어 케어 전략의 일환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제도는 피보험자가 생전에 사망보험금의 청구권을 보험사에 신탁으로 맡기고, 사망 이후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유족 등 수익자에게 보험금이 분할 지급되는 방식이다.
특히 치매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되기 전에 자산 분배 조건을 설정할 수 있고, 유족에게 일시금 대신 매월 또는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도 가능해 고령자의 자율성과 가족의 생활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 제도를 단순 상품이 아닌 생애 후반 케어 전략으로 본다.
실제 주요 생보사를 중심으로 신탁계약은 점차 확대 중이다. 삼성생명은 신탁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600건, 수탁금액 2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240건, 1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교보생명도 지난 4월 말 기준 누적 계약 477건, 수탁금액 556억원을 기록하며 매달 100건 수준의 계약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보험사들은 향후 신탁 제도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령화는 보험업계의 핵심 구조적 과제"라며 "앞으로도 신탁 설계 역량을 키워 생애 전반에 걸친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니어 금융관리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말하며 "보험사가 단순 보장 제공을 넘어 자산 설계까지 포괄하는 시니어 케어 파트너로 역할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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