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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CFO 서민석, 차입금 해소 '막막'
이세정 기자
2025.06.05 07:00:19
1500억 리파이낸싱, 빚 내서 빚 갚기…계속되는 이자 지출, 재무부담 과중 우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한진)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진그룹 물류 계열사 ㈜한진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서민석 전무가 한숨 돌린 모습이다. 올 초부터 한진 곳간지기를 맡고 있는 서 전무는 비우량채권 시장의 경색에도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에 성공하며 자금 조달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하지만 서 전무는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외부 차입에 의존해 온 한진의 체질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입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이자부담이 지속되는 데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 회사채 목표액 2배 증액…오는 10월 만기 도래분 차환 가능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은 당초 총 750억원 규모로 모집하려던 무보증사채의 목표액을 2배 증액했다. 지난달 20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82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액을 최대 한도까지 늘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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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의 신용등급이 투자 적격 등급의 하단부에 위치한 BBB+라는 점에서 이번 흥행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홈플러스 사태와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등이 맞물린 결과 저신용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한진 회사채가 인기를 끈 주된 요인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향을 꼽고 있다. 예컨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한진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자본적 지출(CAPEX) 부담 완화에 따라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되고,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상승에 따라 계열 전반의 신인도가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할 부분은 한진이 당분간은 자금 조달 걱정을 덜 수 있게 된 점이다. 원래대로라면 오는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기 발행 회사채 총 820억원을 상환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증액 발행으로 오는 10월 만기되는 총 1760억원 상당의 회사채까지 갚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 재무 힘주는 한진…서민석 전무, 선제적 자금 조달·금리 인하 효과 


서 전무는 한진의 회사채 흥행으로 우선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2311억원 규모의 사채 중 65%에 해당하는 1500억원의 현금을 미리 마련해 뒀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더해 금리 인하 효과로 4%대 후반이던 평균 이자율이 3%대 후반으로 떨어진 점은 이자비용 부담 완화로 연결될 전망이다. 한진의 최근 5년(2020~2024년)간 금융비용 지출 현황 살펴보면 ▲2020년 373억원 ▲2021년 350억원 ▲2022년 378억원 ▲2023년 583억원 ▲2024년 624억원 총 2308억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순이익이 248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번 돈 대부분을 이자로 냈다.


한진, 1500억 규모 회사채 조달. (그래픽=신규섭 기자)

서 전무는 1970년생으로 한양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부터 한진에서 근무한 서 전무는 세무, 수입관리담당, 회계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 3월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 반열에 올랐다. 이듬해 말 '보'를 떼고 상무가 된 그는 재무관리실장으로 임명되며 사실상 CFO인 주성균 전 전무와 합을 맞췄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재무총괄 직은 주 전 전무가 퇴임하면서 공석이 됐고, 서 전무가 승진과 함께 이어받았다.


17년간 한진의 재무·회계 업무만 관리해 온 서 전무는 이 회사의 자금 운용 특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서 전무는 올해 3월 한진 이사회에도 합류하며 사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그의 전임 사내이사가 지원본부장 겸 물류사업총괄이었다는 점에서 한진이 사업보다 '재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리파이낸싱 의존 탓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상환 시점 예측 불가


한진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와 유지·보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물류업 특성상 매년 수천억원의 현금 지출이 불가피하지만,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했다. 한진의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터미널(대전터미널) 건설과 자동화 설비 구축, 기존 터미널 증축 등을 모두 포함하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7700억원의 투자비가 집행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한진의 총차입금은 ▲2020년 1조8128억원 ▲2021년 1조8340억원 ▲2022년 1조9284억원 ▲2023년 2조220억원 ▲2024년 2조76억원으로 연평균 3%씩 불어났다.


문제는 한진의 차입금 상환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이 서 전무에게 기대하는 '재무체력 강화' 임무를 수행하는데 애를 먹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진은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321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1746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상환 여력이 충분치 않다. 여기에 더해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175.1%)보다 2.9%포인트(p) 상승한 178%다. 이 회사 부채비율이 2022년 166.8%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2년여 만에 재무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0.4%p 오른 48.8%로 나타났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50%를 초과할 경우 재무부담이 과중한 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2019년 리스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운용리스 자본화로 재무구조가 저하됐으며, 올 1분기 말 리스부채는 9015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유상증자와 부동산 매각 등으로 자본을 확충했지만, 차입 부담은 과중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잉여현금흐름 개선에 따른 차입금 감소 여부와 조달금리 하락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수준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진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나 자금 운영에 대한 사안은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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