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쿠팡플레이가 최근 티빙을 제치고 '토종 OTT' 1위 자리를 굳히면서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스포츠 중계를 비롯해 SNL코리아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가입자 유치 효과를 극대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티빙의 프로야구 중계 효과를 비롯해 티빙·웨이브 합병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등 위협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콘텐츠는 물론 파라마운트·HBO 등 영미권 콘텐츠를 대거 도입해 토종 OTT를 견제하고, 시장 독주체제를 이어가는 넷플릭스 추격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플레이는 올 3월 기준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748만1759명을 기록하면서 티빙(705만4768명)을 약 43만명 차로 앞섰다. 올 1월 티빙이 토종 OTT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개월 만에 순위가 뒤바뀐 셈이다.
이번 순위 변동은 인기 스포츠 중계 및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뉴토피아', 'SNL코리아' 등 드라마·예능 콘텐츠가 연이어 흥행하면서 가입자 유치를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콘텐츠 투자 전망도 밝다. 쿠팡 지주사 '쿠팡 Inc'는 올 1분기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고객 순증과 해외사업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300% 이상 급증하는 등 고공 성장세를 이어갔다. 쿠팡플레이가 법인 형태가 아닌, 쿠팡Inc 완전자회사 '쿠팡'의 멤버십 부가서비스 형태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 여력이 한층 강화된 셈이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부동의 1위' 넷플릭스와 MAU(1409만명) 격차가 2배 가까이 늘어나고, 티빙(705만명)·웨이브(426만명)의 합병 가능성 등 위협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시 양사 총합 MAU 규모는 쿠팡플레이 MAU를 380만명 가량 넘어서게 된다.
쿠팡플레이로선 토종 OTT의 추격을 저지하고, 넷플릭스 MAU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반전 카드가 필요한 셈이다.
먼저 쿠팡플레이는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해외인기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고 가입자 유치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프리미어리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5~2026 시즌 전 경기를 독점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 밖에 'PGA 챔피언십' 전 라운드를 생중계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 팬층을 흡수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등과 손잡고 영미권 콘텐츠를 독점 공급한다. 최근에는 '왕좌의 게임' 등 HBO·맥스 흥행작을 제공 중이다. 아울러 내달 신규예능 '순례자들 인 스페인' 등을 선보이며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가도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영미권 드라마 등 해외 인기 콘텐츠를 선보이며 국산 OTT 대비 차별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콘텐츠 수요까지 일부 끌어들이는 일거양득 전략"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도 최근 흥행가도를 이어가는 만큼 가입자 유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플레이는 마케팅적 차별화를 병행하며 신규 가입자 유치에 힘을 싣는다.
내달부터는 '쿠팡 와우' 멤버십 미가입자도 광고만 시청하면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신규 이용자를 대폭 늘려 광고 수익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넷플릭스가 '저가형 요금제' 구독료를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실험적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기존 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론 관심 카테고리별로 맞춤형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패스' 시스템을 도입하며 서비스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OTT 업계 첫 시도인 만큼 수익성 우려도 이어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플랫폼 광고가 쿠팡 매출로 연계되는 만큼 수익 창출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며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만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쿠팡플레이로선 정수가 아닌 묘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는 추후 콘텐츠·마케팅 다양화 작업을 한층 확대해 가입자 유치 규모를 늘려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무료 회원제를 도입한 후 일부 스포츠 콘텐츠 등은 유료로 전환할 가능성도 나온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추후 일반회원을 대상으로 이벤트 티켓 구매 등 추가 혜택도 순차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와우 회원들에겐 일부 콘텐츠를 대상으로 제공되던 '4K 고화질 스트리밍'과 '멀티채널 오디오'를 순차 확대하며 서비스 차별화를 이뤄나갈 것"이라며 "콘텐츠 차원에서도 올 하반기 '슈팅스타 시즌2', '대학전쟁 시즌3' 등 신규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가입자 유치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무료 회원제 도입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에 대해선 "쿠팡플레이 내 콘텐츠 수는 꾸준히 증가해 온 만큼 사업 본질적인 변화는 없다"며 "고객들이 쿠팡플레이 콘텐츠를 보다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새 혁신 제도를 마련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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