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문화계정에서 지적재산권(IP) 예산을 줄이고 콘텐츠 육성과 글로벌 리그 펀드를 신설했다.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모태펀드 2025년 1차 정시 출자사업 계획 공고를 통해 올해 문화·영화계정에서 3398억원의 예산으로 5996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025억원의 예산으로 695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한 것과 대비해 각각 627억원(출자예산), 954억원(결성목표액) 줄어든 금액이다. 이에 대해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작년에 예산을 많이 늘렸었다"며 "예산을 늘리다보면 목표액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정수준으로 맞췄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계정에서는 M&A·세컨더리(600억원) 분야를 없애고 콘텐츠 육성(150억원), 글로벌 리그(400억원) 분야를 신설했다. IP 분야의 예산도 기존 120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300억원 삭감했다. IP 선정 조합수도 4개에서 3개로 줄였다.
콘텐츠 육성 분야는 150억원의 출자 예산으로 1개 조합을 선정해 최대 250억원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리그 펀드는 400억원의 예산으로 펀드를 결성한다. 역외펀드를 만드는 사업으로, 자세한 내용은 올해 하반기에 공지할 예정이다.
영화계정에서는 한국영화 메인투자 출자예산을 12억원 줄이고 중저예산 한국영화는 15억원 늘렸다. 이번에 영화계정에서는 애니메이션 전문 계정을 신설했다. 출자예산은 총 100억원이며 1개 조합을 선정해 최대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은 문체부에서 주관하지만 각 운용사(GP)별 150억원 내외로 출자예산이 정해질 것"이라며 "전체 예산으로 나누면 약 15개 내외의 조합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작년에 총 6950억원으로 조성했던 문화·영화계정은 올해 5996억원으로 조정했다"며 "콘텐츠 육성과 글로벌 리그 펀드는 해당 분야를 키우기 위해 이번에 문화 계정에 신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영화산업의 투자 위축을 고려해 결성 1년 내 약정 총액의 25%를 투자하도록 한 '연차별 투자의무'를 폐지했다"며 "시장으로 신속한 자금 유입을 유도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VC 심사역은 "이번 문화·영화계정에는 케이넷투자파트너스, 케이엔투자파트너스, 케이씨투자파트너스, 대성창업투자, 미시간벤처캐피탈, 가이아벤처캐피털 등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출자지원할 수 있는 계정이 많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며 "주목적 투자처가 많아지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정이 많아지고 계정당 예산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VC 심사역은 "해외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K-콘텐츠를 육성하고자 하는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내 콘텐츠 시장이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전체 출자 예산이 줄어든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의 VC들이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장 상황에서 중소 VC들은 전통적인 콘텐츠 투자사들 외에도 더 가열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려운 투자 환경을 정부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모험적인 성격이 강한 소외분야 콘텐츠와 초기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투자뿐만 아닌 여러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러 부처가 함께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영화계정 출자사업 접수는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다. 오는 4월에 최종 GP 선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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