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이 지난해 의정 갈등 장기화 등 불리한 영업환경에서도 매출 수성에 성공했다. 다만 수익성은 연구개발(R&D)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소폭 후퇴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4955억원, 영업이익 2162억원, 당기순이익 1435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54억원)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5억원), 13.2%(219억원) 감소했다.
회사 외형이 의정 갈등 장기화 및 단계적 기술료(마일스톤) 감소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주력 품목들의 판매호조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UBIST 기준)' 기록을 세우는 등 원외처방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한 제품으로만 전년 동기 대비 17.6% 성장한 2103억원의 처방 매출을 달성했으며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 패밀리'도 작년 1467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2024년 한 해 동안 매출 100억원 이상인 '블록버스터' 제품 20종을 배출하며 국내 제약사 '최다' 기록도 유지했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3856억원과 영업이익 822억원, 순이익 742억원을 달성했다. 북경한미는 2022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작년 4분기 중국 내 호흡기 질환 유행 지연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기저 효과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적이 주춤했다.
수익성이 소폭 감소한 이유는 R&D에 대한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작년 회사의 R&D 비용은 2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억원 가량 증가했다. 회사는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신약개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경쟁력 높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또 '포스트 로수젯'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개량‧복합신약의 연이은 출시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R&D 부문에서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서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접목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다수의 글로벌 학회에서 항암과 비만대사, 희귀질환 분야 혁신신약들의 연구 결과 39건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끊임없이 R&D 성과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내년 하반기 출시 목표인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내 과제들의 임상 및 비임상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올해 조속한 경영 안정화를 추진해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과 도약을 실현하겠다"며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는 R&D 중심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힘차게 전진하고 기업가치를 한층 더 높여 주주들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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