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한미약품이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에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한 축은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에 기술이전해 개발하고 다른 한 축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신약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유연한 연구개발은 물론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모두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특히 MSD가 개발 중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상대적으로 빠른 상용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보유 중이다. 특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20년 MSD에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 된 후보물질이다. 이 물질은 원래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2019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으로부터 반환된 후 적응증을 MASH로 변경해 MSD에 기술이전했다. MSD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개발·제조·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Fast Track) 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글로벌 2b상이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며 상용화 시점은 2028년으로 예상된다.
반면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삼중작용 바이오 신약이다. 체내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을 가진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2b상을 진행 중이며 이 후보물질 역시 FDA 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나아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PSC), 특발성 폐섬유증(IPF) 등 다양한 섬유증 질환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위(ODD)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MASH 외에도 다양한 섬유증 질환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글로벌 신약 트렌드인 MASH 및 비만 치료제 영역에서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올 연말 발표될 MSD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 2상 데이터는 올해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가장 중요한 모멘텀 중 하나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과 기술수출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택한 이유로 리스크 분산과 연구개발 역량 극대화를 꼽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하면 임상 및 허가 과정에서 전문성을 확보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단계적 기술료(마일스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자체 개발을 병행할 경우 추가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2023년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2b상 진입에 따라 1400만 달러(한화 약193억원)의 마일스톤이 유입됐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공동 개발을 통해 개발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체 연구를 지속하면 신약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MSD와의 계약금 및 마일스톤 수익을 자체 파이프라인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MSD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체중 감량 효과까지 기대되는 이중작용제이며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간 섬유화 개선에 초점을 맞춘 삼중작용제"라고 밝혔다.
이어 "환자 모집 등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강점이 있는 만큼 MSD가 공동 개발하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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