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LS증권의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용손실충당금 적립 규모를 줄이며 순이익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에 적절히 대응한 덕분이다. 특히 기존 사업장이 PF를 리파이낸싱할 때 신용보증 규모를 줄이거나 대출채권 매입확약 등을 삭제하며 문제 예방을 위해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연결 기준)은 1조2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1조410억원) 대비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수익은 1019억원에서 933억원으로 감소했지만 파생상품 및 금융상품 관력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344억원, 순이익 역시 19.3% 늘어난 267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감소다. 지난해 3분기 말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11억원으로 전년동기(448억원)와 비교해 3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용손실충당금 환입액은 71억원에서 95억원으로 34.8% 증가했다. 전입액은 줄고 환입액은 늘면서 신용손실충당급 순전입액은 377억원에서 216억원으로 42.7% 감소했다.
LS증권의 신용손실충당금 대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적극적으로 확장했던 부동산 PF 관련 사업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급증했던 2021년 LS증권의 영업이익은 2258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109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이듬해인 2022년 429억원으로 급증하며 영업이익을 418억원까지 끌어내렸다.
2023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682억원까지 늘어나며 LS증권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적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부동산PF 위험 관련 적극대응을 주문하며 중·후순위로 PF 대출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음에도 LS증권은 2년 동안 이어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증가세가 지난해 한풀 꺾이게 됐다. PF 관련 신용보증을 제공했던 사업장엔 유동화증권 매입확약 등을 제한하며 추가 충당금 전입 가능성을 차단한 점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 르메르디앙 개발사업이다. LS증권은 이 사업의 브릿지론 트렌치C 주선사로 참여해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에 매입확약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를 700억원으로 축소한 다음 약정 기간 만료일이었던 지난해 9월 27일이 지난 뒤 신용보증을 현대건설에 넘겼다. 크고 작은 사업장의 PF 유동화증권 매입확약을 축소하거나 삭제해 추가 손실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리스크 관리 영역을 우발부채로 확대하며 LS증권의 유동화증권 매입확약 규모는 2023년 말 400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3312억원으로 줄었다. 유동화증권 매입확약 관련 우발부채가 정점을 기록했던 2021년 5846억원 대비 43.3%가 감소한 것이다.
LS증권은 적극적인 PF 위험관리 노력 속에서도 보수적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LS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결산을 마무리하지 않아 정확하지 않지만 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전년 대비 감소가 예상된다"며 "부동산 업황 개선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급격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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