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미국)=딜사이트 최령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토대로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특히 새로운 먹거리로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낙점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완공한 자체 생산시설을 통해 빠르게 증가하는 ADC시장 수요를 끌어온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사의 향후 ADC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했다. 회사는 자체적인 ADC 생산시설을 통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시장 공략은 물론 향후 해당 분야의 글로벌 협업을 통해 시장 확장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ADC개발팀장)는 "회사가 ADC를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선정한 건 항체에 링커를 결합하는 ADC는 기존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체 노하우를 신속히 적용할 수 있는 사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항암제시장은 화학 기반 1차 치료제에서 독성 문제를 해결하며 정밀 타깃이 가능한 ADC로 전환 중이며 향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ADC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올해 1분기부터 ADC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CDO부터 접합 위탁생산(CMO), 품질 분석 등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ADC 사업의 첫 발판은 지난해 12월 기계적 완공을 마친 ADC 전용 생산시설이다. 이는 ADC 생산만을 위해 구축된 건물로 500L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2개 생산라인, 1개 정제라인을 갖췄다. 생산라인은 싱글유즈 1개 라인, 싱글유즈 또는 스테인리스 설비 1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각 라인별로 연간 최대 100배치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회사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고품질의 ADC 의약품 제공이 가능하도록 개발분석법을 내재화하고 종합적인 분석법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맞는 의약품 생산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개월 만에 개발단계부터 생산까지 마칠 수 있는 원스탑서비스를 강조했다. 정 상무는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GMP) 부터 원료의약품(DS) 제조에 12개월 그리고 완제의약품 생산에 5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총 17개월이 소요되는 셈"이라며 "이는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업계 평균 수준이며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향후 노하우 축적을 통해 기간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에서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나선다. 그 동안 삼성그룹은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활용해 ADC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시장 진출을 위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4월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 AG)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3월에도 바이오의약품 개발사인 미국 브릭바이오(BrickBio)에 투자했다.
이달에는 국내 ADC 개발 기업 리가켐바이오(리가켐)와 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양사는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 생산시설에서 리가켐바이오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본격적인 MOU에 앞서 테스트 차원으로 리가켐이 제공한 3~5개 물질을 두 달 안에 프로세스를 개발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제공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MOU를 체결했으며 리가켐의 기술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역량은 분명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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