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둘러싸고 국회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탄핵안 가결정족수를 놓고 국민의힘이 불복 의사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대리하고 있는 한 권한대행에게 총리 탄핵 기준을 적용한 것은 잘못됐다며 가결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국회는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소추안'을 재석의원 192명 중 192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투표에는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범야권 의원 191명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다. 전남 순천·광양·구례 갑 지역구의 김 의원은 미국 출장 중인 탓에 투표에 불참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의 탄핵을 둘러싼 정치권의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먼저 탄핵된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 있는 데다가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안 가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위치한 의장석 주변을 둘러싸고 "원천무효, 직권남용, 독재의회"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청구와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같은 갈등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탄핵안 발의 전부터 가결정족수를 둘러싸고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대통령과 동일한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을 가결정족수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지 않은 한 권한대행에게 대통령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맞섰다.
결국 이날 투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재적의원의 과반 이상(151명)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헌법 65조 2항에서 임명직인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의 탄핵소추 의결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대통령은 재적의원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여야 각자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논리를 전개한 셈이다.
사상 첫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탄핵을 맞게 된 한 권한대행은 국회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한 권한대행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더 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해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겠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을 향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여야 합의를 청하는 말씀에 대해 야당이 합리적 반론 대신 이번 정부 들어 29번째 탄핵안으로 답한 것을 제 개인 거취를 떠나 이 나라의 다음 세대를 위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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