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클로봇이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가 이어지고 있다. 상장 당일 KDB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등 주요 투자자들이 구주 매도에 나서며 일주일 만에 공모가 대비 4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클로봇은 국내 최초로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로봇 간의 충돌을 방지하는 경로생성 기술을 토대로 다수의 로봇들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다. 안내, 물류, 의료 분야 등 130여 곳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주요 솔루션은 범용 로봇 주행 솔루션 '카멜레온'과 이기종 로봇 관제 솔루션 '크롬스'다. 롯데타워 안내로봇 로타,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팅 봇 큐아이에 이어 세계적인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도 최근 자사 사족보행로봇 '스팟(Spot)'에 클로봇 제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로봇 관제 플랫폼 기술을 선점한 클로봇은 기술 개발 당시부터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아왔다. 설립 2년차인 2019년 ▲산업은행 2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15억원 ▲네이버 8억원 ▲제로원 2억원 등 55억원을 유치했다. 2022년에도 ▲신한벤처투자 45억 ▲프리미어파트너스 20억원 등 95억원을 추가로 모았다.
지난해 어니스트벤처스·신영증권이 공동 결성한 510억 규모 펀드는 클로봇에 35억원을 투자했다. 클로봇은 지난 연말 프리 IPO로 추가 유치한 110억원을 포함해 다섯 번의 자금 조달로 총 320억원을 수혈받았다.
투자업계의 관심은 상장 이후 클로봇의 흥행 여부로 모아졌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클로봇의 주가수익비율(PER) 39.6배에 2026년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로 적용해 기업가치를 3663억원으로 산출했다. 주당 평가액은 1만4576원이다.
클로봇은 평가액 대비 할인율(25.2~35.5%)을 적용해 공모가 희망범위를 9400원에서 1만900원 사이로 정했다. 수요예측에서 933.8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기관 100곳 중 95곳이 인수 희망가를 1만3000원 이상으로 제안하면서 클로봇은 1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선 5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상장 직후 기존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착수했다. 상장 당일인 지난달 28일 산업은행과 L&S벤처캐피탈은 'KDB-L&S 디지털 혁신펀드'가 보유한 17만1050주(0.71%)를 1만2500원에 매도해 투자원금 수준인 21억원을 회수했다. 남은 보유 지분은 산업은행 5.57%, KDB-L&S 디지털 혁신펀드 2.86%로 7일 종가(7580원) 기준 각각 109억원와 56억원의 가치를 지닌다. L&S벤처캐피탈은 상장 당일 추가로 '스마트 L&S-JYP 펀드'가 보유한 20만475주(8.55%) 중 4만95주를 매도해 5억원을 회수했다.
신한벤처투자도 상장 당일 '신한벤처 투모로우 펀드' 보유 주식 192만3526주 중 38만4714주를 처분해 투자원금 45억원을 회수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도 당일 주식 매도로 3억원씩 챙겼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클로봇 주식 151만1581주(6.31%)를 보유하고 있다. 취득가는 주당 954원으로 7일 종가(8200원) 기준으로 109억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는 2019년에 투자한 15억원의 7배 수준이다.
한편 클로봇 주가는 상장 당일인 지난달 28일 투자 원금 회수가 몰리며 공모가 대비 22% 하락한 1만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7580원까지 떨어지며 상장 일주일 새 공모가 대비 40% 이상 하락했으나 7일 소폭 반등하며 8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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