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지난해 말 초대형 벤처펀드를 결성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올해 3분기에만 1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투자잔액은 9500억원을 넘기면서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를 제치고 업계 3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5일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올해 3분기 신규 투자금액은 1054억원으로 전년동기(20억원) 대비 50배 이상 증가했다. 1분기 82억원, 2분기 675억원으로 투자금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올해 누적 신규 투자금액은 1812억원으로 전년동기(496억원) 대비 265.3% 증가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회사의 납입일 기준 3분기에만 ▲슬릭플로우 ▲에이비엘바이오 ▲홀리데이로보틱스 ▲아우름플래닛 ▲바이오디자인랩 등에 새로 투자하며 100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집행했다.

슬릭플로우는 2019년 설립한 종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개발기업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최근 클로징한 700만달러(97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주도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외에도 기존 투자사인 고비파트너스, 트랜센드캐피탈파트너스, 모세스 창(Moses Tsang) 전 골드만삭스 아시아 LLC 회장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차세대 신약 기술개발을 위해 회사와 손을 잡았다. 지난 7월 총 1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외에도 KDB산업은행,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홀리데이로보틱스와 아우름플래닛은 각각 175억원, 2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에이티이넘인베스트먼트가 신규 투자자로 3분기에 참여했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인공지능(AI)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우름플래닛 역시 출처 선별 AI 솔루션 '라이너'를 운영하며 AI분야 기술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올해 3분기 포트폴리오 발굴이 부쩍 늘면서 회사의 투자잔액은 지난해 3분기 7979억원에서 올해 9530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1조5957억원), KB인베스트먼트(1조1169억원)에 이어 업계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꾸준한 투자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지난해 9월 말 결성한 86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에 있다.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으며 만기는 2031년 9월까지 약 7년이다.

10번에 걸쳐 회사의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가한 국민연금이 이번에도 출자금을 보탰다. 이외에도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KB캐피탈 ▲농협협동조합중앙회 ▲DB손해보험 등이 LP로 참여해 국내 최대 규모 벤처펀드로 이름을 올렸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말 클로징을 마무리하고 유망기업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기업을 발굴하고 원펀드 전략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원펀드 전략은 회사의 모든 투자 역량을 하나의 펀드에 집중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다른 투자회사가 여러 조합을 거의 동시에 결성, 운용하는 것과 달리 밀도 있는 펀드 운용이 가능하다. 과거 투자한 기업에 대한 팔로우온 투자 역시 수월해 투자금 소진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