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콜레라 백신 단일품목으로 매출고를 올려온 유바이오로직스가 라인업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아낌 없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공공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세균백신부터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프리미엄 백신까지 개발하며 사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용 콜레라백신 '유비콜'로 외형 성장을 거듭해왔다. 실제 2022년 554억원이었던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694억원까지 확대됐고 올 3분기 기준 회사의 매출은 592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유비콜의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94.91%에 달하고 있다. 전세계 콜레라 환자 급증에 따라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단일 품목으로 매출을 내고 있기 때문에 매출 의존도에 대한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인지한 유바이오로직스는 매년 매출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며 라인업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실제 유바이로직스의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2021년 177억(전체 매출 대비 45%), 2022년 331억(60.1%), 2023년 313억원(45.6%) 등이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백신 파이프라인은 ▲장티푸스 백신 ▲수막구균 백신 ▲폐렴구균 백신 ▲코로나19 백신 ▲RSV 백신 ▲대상포진 백신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알츠하이머 백신 등 8종에 달한다.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서 있는 건 장티푸스 접합백신(EuTCV)이다. 해당 백신은 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수출용 장티푸스 백신을 국내 허가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해당 백신을 2026년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수막구균 접합백신(EuMCV)은 1상 결과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2/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최종 출시는 202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폐렴구균 접합백신(EuPCV)은 15개의 혈청형을 포함해 국내 1상을 마쳤다.
해당 파이프라인들은 세균백신으로 유비콜과 같이 공공시장을 타깃할 방침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세균백신의 경우 수질 등 환경이 열악한 중·저소득국에서 흔히 발병하는 질병에 대한 백신"이라며 "장티푸스백신과 수막구균백신의 경우 기존 콜레라 백신과 같이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를 통해 납품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활발히 임상을 이어가고 있는 세포백신을 기반으로 바이러스 백신 개발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캐시카우인 콜레라백신과 더불어 세균백신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후 RS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등 바이러스(프리미엄) 백신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RSV(EuRSV)백신과 대상포진 백신(EuHZV)은 국내 1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질환들은 공공시장을 넘어서 선진국시장, 즉 사설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러스백신의 경우 세균백신과는 다르게 공공시장을 타깃하고 있지는 않다"며 "2028년까지 총 3개의 세균백신을 확보하고 그를 기반으로 향후 프리미엄 백신의 규모를 성장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RSV와 대상포진 백신에서 나아가 알츠하이머 백신까지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장기적으로는 개인질환에 대한 맞춤형 백신까지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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