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배터리 진단 기술 전문기업 '민테크'의 공모주 투자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주가가 상장 반년만에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민테크의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초기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매각이 이어지면서 추가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민테크의 주가는 이달 25일 종가 기준 65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상장 당시 정해진 공모가(1만500원) 대비 38%가량 낮은 수준이다. 상장 당일 최고가인 1만6000원과 비교하면 절반에 미치지도 못한다.
이는 민테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상장 당시 제시한 매출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장 당시의 밸류에이션이 적정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테크는 지난 5월 상장 당시 올해 매출 컨센서스로 401억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배터리 진단시스템 제품에서 189억원, 충방전 검사장비에서 103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신사업인 임피던스 활성화 공정장비에서는 78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하지만 민테크는 올해 상반기 4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특히 주요 매출처로 꼽혔던 배터리진단시스템 부문에서 발생한 매출은 13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121억원)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반적인 업계 수요가 줄고 매출 일부가 이연된 영향이 컸다. EV 전방 산업 수요 둔화로 매출 발생이 지연되된데다, 수주 매출 특성상 상반기 수주 물량의 납기가 하반기에 반영되는 등 실적에 일부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민테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수주잔고(115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상장 당시 제시했던 예상 매출(400억원)과 괴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 2022년 71억원, 2023년 85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가 올해 상반기 118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반면 초기 투자한 FI는 비교적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 없이 수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기관들의 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약 500원 내외, 시리즈 B에 투자한 기관들의 평균 단가는 약 2500원 내외에 불과한 까닭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은 장내매도 등을 통해 수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의 보유 지분율은 7.98%에서 6.67%, 에이니텀인베스트먼트는 4.34%에서 3.91%로 낮아졌다.
오는 11월에는 락업이 풀리는 프리IPO 투자자들도 아직은 수익권인 상태다. 포스코기술투자, 아이스퀘어벤처스등이 투자했는데, 이들의 평균 매입가는 5400원으로, 현재 주가 기준으로도 약 20%의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만약 해당 기관들까지 지분매각에 나서면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테크에 투자한 한 기관투자자는 "구체적인 투자금 회수 계획은 현재 시점에서 밝힐 수 없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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