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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TDF '빈티지' 높여 'MZ세대' 공략
이규연 기자
2024.10.10 07:00:22
빈티지 2055 이상 상품 비중 10% 돌파…실적배당형 상품 관심 높아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프리픽)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들어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의 빈티지(은퇴 목표 연도)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은퇴가 한참 남은 20~30대 근로자를 자사 TDF로 끌어들이려는 경쟁을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다. 20~30대 근로자가 연금 투자에 보통 적극적인 점도 플러스 요소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TDF 운용사 21곳 중 9곳이 빈티지를 2055년 이후로 잡은 TDF 상품을 올해 새로 내놓았다. 그동안 TDF 상품 대다수가 2025년부터 2050년까지 5년 단위로 빈티지를 설정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목표 연도를 빈티지로 표시한 뒤 그에 맞춘 생애주기(글라이드패스)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이 알아서 조정되는 펀드를 말한다. 젊은 투자자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나이든 투자자는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올해 빈티지 2030 TDF에 가입했다면 은퇴 목표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초반부터 안전자산 비중이 높게 잡힌다. 반면 빈티지 2050 TDF에 투자한다면 초반에는 위험자산 비중이 높다가 2050년이 다가올수록 안전자산 비중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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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TDF는 2011년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선보인 '미래에셋ETF로자산배분TDF'다. 이 TDF 시리즈는 빈티지를 2040년으로 잡은 상품 2종으로 시작됐다. 그 뒤 2014년 6월 빈티지 2030, 2017년 3월 빈티지 2025‧2035‧2045, 2020년 7월 빈티지 2050 상품이 각각 추가됐다.


두 번째(2014년 9월)였던 하나자산운용은 2025~2045년, 세 번째(2016년 4월)인 삼성자산운용은 2020~2045년으로 TDF 빈티지를 각각 설정했다. 뒤이어 시장에 뛰어든 자산운용사들도 이들의 전례를 따르면서 국내 TDF 시장은 빈티지 2020~2050년 상품 위주로 구성됐다.


물론 삼성자산운용이 2019년 11월 빈티지 2055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2년 3월 빈티지 2060을 TDF 시장에 처음 내놓긴 했다. 그러나 2023년 말까지만 해도 전체 TDF 펀드 166종 중 15종(9%)만 빈티지를 2055년 또는 2060년으로 잡은 상품이었다.


그러나 2024년이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2024년 1~3분기 동안 새 TDF 펀드 16종을 내놓았는데 빈티지 2055년 이상이 14종(87.5%)에 이르렀다. 국내 전체 TDF 펀드에서 빈티지 2055년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올해 4월 빈티지를 2080년으로 잡은 '한국투자TDF알아서골드2080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모)'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상무는 "이 상품은 공격적 연금 자산 운용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이 발언을 살펴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2024년 현재 20~30대인 투자자를 공략할 수단으로써 빈티지 2055년 이상의 TDF를 쏟아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은퇴 예상 시기가 한참 남은 젊은 투자자일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더욱 높게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국내 직장인은 195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1355만명(69.2%)이 20~30대로 확인됐다. 여기에 20~30대 자영업자까지 합치면 TDF 잠재 가입 대상 근로자의 상당수가 20~30대로 볼 수 있다.


국내 근로자의 은퇴 연령은 보통 60~65세로 꼽힌다. 이 기준을 대입하면 현재 39세인 투자자의 은퇴 목표 시점은 2045~2050년이 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은퇴 연령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은퇴 목표 시점이 2050년 뒤로 밀릴 가능성도 높다.


이를 보면 20~30대 근로자의 상당수가 2055년 이후를 은퇴 목표 시점으로 잡을 가능성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이 점에 주목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TDF 빈티지 연도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30대 근로자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연금 투자에 관심이 많은 점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퇴직연금 가입대상인 20대 근로자의 50.1%, 30대 근로자의 60.8%가 실제로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 산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2021년 만 25~39세 직장인이자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TDF를 비롯한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자가 전체 응답자의 38%를 차지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중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사람 비중은 22%에 머물렀다. 비교적 젊은 직장인이 TDF 등의 연금 상품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TDF의 최근 몇 년 동안 수익률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폭을 상회할 정도로 성과가 양호한 편"이라며 "노후를 챙기려는 20~30대 투자자라면 빈티지를 높게 잡은 TDF 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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