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시멘트 상장사인 성신양회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신양회 3대주주인 유진그룹이 YTN 인수 대업을 마무리한 만큼 추가 주식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신양회가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설득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진그룹 동양, 지분율 7% 육박…김태준 회장 일가 '압박'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올 상반기 말 기준 김태현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5.35%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김 회장이 지분율 13.48%로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김 회장 부친인 김영준 명예회장과 김 회장 동생 김석현 부회장은 각각 11.39%, 4.8%씩 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 부인 유수연 씨와 처가 기업인 인성, 김 명예회장 개인회사 이에스파워 등이 오너가 우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통상 시장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이 30% 이상일 경우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돼 있는 성신양회의 경우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유진그룹 레미콘 계열사인 동양은 2021년 말 성신양회 주식을 5% 이상 확보하며 단숨에 3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주식 매입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힌 동양은 총 105억원을 투입해 성신양회 지분율을 6.89%까지 끌어 올렸다. 시멘트 회사에서 원활하게 원재료를 조달하기 위한 사업적 협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동양은 성신양회 외에도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일시멘트 주식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각 회사 지분율은 1% 안팎에 불과할 뿐 아니라 투자금 규모도 40억원대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 성신양회 투자와는 결이 다르다.
성신양회가 2022년 피인수 기업의 이사가 임기보다 먼저 해임될 경우 거액의 퇴직금을 챙길 수 있도록 정관을 수정한 배경에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인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김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대대적으로 성신양회 주식을 사들이며 20%대 후반의 지분율을 30% 이상까지 늘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YTN 인수 완료·주가 저평가…주식 취득 부추기는 요인
하지만 동양의 성신양회 주식 매입은 지난해부터 중단된 상태다. 유진그룹이 갑작스럽게 방송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YTN 인수 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 지주사인 유진기업과 동양은 각각 51%, 49%씩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로 YTN 주식 30.95%를 3200억원에 취득했다.
동양이 부담한 인수 자금만 1570억원 상당이었던 만큼 성신양회 주식까지 매수할 여력은 충분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동양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1200억원 상당이었으나, 거래가 종결된 올 1분기 509억원으로 급감했다. 관계기업 투자자산을 취득하는데 1578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영향이 주효했다.
문제는 동양의 대규모 투자 지출이 마무리된 가운데 성신양회의 주가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성신양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1년 말 기준 0.99배에서 2022년 말 0.60배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에는 0.40배로 더욱 낮아졌다.
특히 이달 12일 종가 기준 PBR은 0.36배로 업계 최저치다. 같은 기간 ▲삼표시멘트 0.45배 ▲아세아시멘트 0.39배 ▲한일시멘트 0.60배를 기록했다. 해당 비율이 1미만이란 것은 현재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액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성신양회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하는 동안 시가총액은 2000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업계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동양은 전방산업인 건설업황이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실적 하락을 겪고 있지만, 현금 곳간 사정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동양은 올 반기 말 기준 매출이 5% 줄고, 영업이익은 무려 52.3% 위축됐음에도 보유 현금이 2배 가까이 늘었는데, 단기대여금 회수와 유형자산 및 부동산 처분 등 자산 유동화 작업을 단행한 결과다.
성신양회가 주가 부양을 위해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위적인 주가 부양보다는, 실적 개선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일관성 있는 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양은 성신양회 주식을 추가 매입할지 여부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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