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제이엔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하는 지분 51%를 3년에 걸쳐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엔 매각 지분 전량을 한 번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매립장 부지 등을 부동산으로 인식해 거액의 양도세 납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매각을 선택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폐기물 매립장을 운영하는 제이엔텍은 충남 당진시 송산면 동곡리 492 일원 1900㎡ 규모의 매립장 부지의 양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조현택 제이엔텍 대표와 특수관계자 등의 지분 51%를 최근 매각하기로 결정했는데 실사 과정에서 매립장 부지를 산업시설이 아닌 부동산 자산으로 인식해서다.

제이엔텍은 지난 3월 어펄마캐피탈과 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인수 자문단으로 삼일PwC와 법무법인 세종을 선정하고 최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는 컨소시엄이 지난해 지분 전량을 인수한 광진화학이 제이엔텍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컨소시엄은 이번 딜을 위해 인수금융 없이 프로젝트펀드를 결성을 추진 중이다.

제이엔텍과 컨소시엄 간 계약의 세부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늦어도 이번 달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사 등 협의 과정에서 폐기물매립장이 소득세법에 따라 자산으로 포함되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회사는 송산 제2산업단지 내 매립장 부지에 폐기물 침출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매립장 바닥과 사면에 차수용 시트를 도포한 상태다. 이는 현행법에 따라 폐기물 처리용으로 토지 또는 건물에 부속된 구축물로 간주할 수 있어 매립장 부지를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으로 인식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제이엔텍 지분을 매각하는 주요 주주인 조 대표와 세 자녀는 지분율에 따라 양도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들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조 대표가 20%, 아들 재길 씨가 12.5%, 재훈 씨와 우빈 씨가 각각 10%, 7.5%를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50%(우선주 포함)는 이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대길산업이 갖고 있다.

매립장 부지를 매각할 경우 조 대표 일가는 지난해 장부가액 570억원에서 2017년 5월 31일 당시 취득가액 513억원을 차감한 57억원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한다. 10억원 초과 부동산이므로 45%의 세율을 적용하고 개인별 소득공제액과 지분율 적용하면 최소 11억원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인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는 액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에 조 대표는 SPA 체결 후 매각 지분의 절반을 컨소시엄에 넘기고, 나머지는 3년이 지난 2027년에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과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회사 지분을 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왔던 만큼 큰 금액을 일시에 내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양도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분 매각을 3년에 걸쳐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