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금융이 내부통제의 책임이 있는 준법감시인에 대해 '돌려막기식' 인사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80억원대 횡령 사고 후 준법감시인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에 지주 준법감시인을 앉히고 은행 준법감시인은 타 부서로 보직 이동시키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 특유의 '보은인사' 문화가 문책성 인사에까지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지난 7월5일 정기인사에서 내부통제 책임이 있는 준법감시인을 교체했다. 당시 박구진 우리은행 준법감시인(부행장)이 지난 6월 김해지점에서 발생한 180억원대 횡령 사고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박구진 부행장의 사임에도 우리은행은 새로운 보직을 마련해 자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준법감시인을 사임한 박 부행장은 IT그룹의 IT솔루션ACT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은행에서 터진 금융사고지만 최종적으로 지주 준법감시인의 책임도 적지 않은데, 은행의 새로운 준법감시인에 지주 준법감시인이었던 전재화 부사장(현 부행장)이 선임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전 부행장이 은행으로 옮기며 공석이 된 지주 준법감시인은 정규황 감사부문 부사장이 맡았고, 감사부문은 정찬호 홍보실 부사장을 앉히는 등 돌려막기식 인사를 펼쳤다.
준법감시인은 내부통제를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독립성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자리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준법감시인 자리에 내부 인사를 중용하는 기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지속돼왔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수백억원대 금융사고만 3건이 터진 우리은행이 내부 출신 준법감시인을 두는 것은 쇄신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횡령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라인과 소관 영업본부장, 내부통제 지점장까지 후선배치 하는 등 인사상 책임을 물은 것과 비교하면 준법감시인의 단순 보직 이동은 문책성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사고 후 준법감시인을 보직 이동으로만 그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던 2022년의 경우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이었던 김정록 부행장은 2023년 인사에서 자회사인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로 영전했고, 우리금융지주 준법감시인이었던 우병권 부사장은 중국우리은행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병권 부사장의 뒤를 이은 지주 준법감시인은 전재화 부행장이며, 김정록 대표의 후임은 박구진 부행장이다. 준법감시인과 함께 금융사고도 대물림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은행 출신 퇴임 고위 인사들에 대한 보은인사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여 왔는데 금융사고에 책임이 있는 준법감시인도 보직 이동 선에서 그치는 모습을 보이며 봐주기식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나온다"며 "문제가 발생해도 옷을 벗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근본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