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차·기아가 차량 유리에 부착만 해도 실내 온도를 10℃ 가량 낮춰주는 필름(나노 쿨링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가 전 지구적 문제가 된 만큼 이번에 개발된 신기술이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경쟁력을 한 층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22일 서울 중구 크레스토72에서 '히트 테크 데이(Heat Tech Day)'를 열고 '나노 필름'을 공개했다.
해당 필름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틴팅 필름처럼 차량 유리면에 붙이는 방식이다. 다만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차량 내부의 열까지 외부로 방출해준다는 게 특징이다. 또한 틴팅 보다 유리면을 덜 어둡게 한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총 세 개의 레이어(Layer‧층)로 필름을 구성해 이 같은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가장 최상단 레이어는 중적외선 영역대에서 차량 내부 열을 외부로 방출 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나머지 2개 레이어에서는 근적외선 영역대에서 태양광이 들어오는 파장을 반사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낮 시간 동안 실험을 해 본 결과 나노 쿨링 필름이 장착된 차량의 실내 온도가 일반 유리로 된 차량에 비해 최대 7.69℃까지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행사장에는 나노 쿨링 필름이 부착된 차량과 일반 차량이 함께 전시돼 있었는데, 나노 쿨링 필름 차량의 경우 실내 온도가 39℃를, 일반 차량은 54.7℃를 가리켰다.
현대차‧기아는 나노 쿨링 필름 개발을 위해 해외 실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 낮 온도가 50℃에 달하는 폭염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파키스탄은 틴팅이 법으로 금지돼 있어 살인적 무더위 속 운전자들이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다. 또한 연료비 문제로 인해 쉽사리 실내 에어컨을 작동하지 못한다. 결국 조금이나마 더위를 해결하려면 창문을 내리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이마저도 대기오염으로 인해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파키스탄의 두 번째 도시인 '라호르'에 위치한 A/S센터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나노 쿨링 필름 장착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미디어와 시공 고객, 인플루언서 등 서비스를 받는 참가자 모두 필름의 투명함과 온도를 낮추는 기능에 두 번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나노 쿨링 필름이 장점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일방적으로 냉각되는 성격을 지니는 만큼 겨울철에는 에너지 소비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현대차‧기아는 필요에 따라 냉각 기능을 껐다가 끌 수 있는 온‧오프 기능을 탑재한다는 구상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나노 쿨링 필름 개발은 마친 상태로 협력사에서 이를 제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되면 양산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 대리점에서 옵션으로 제공하고, 해외에서는 현대모비스 대리점을 통해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격에 대해서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틴틴 필름 중에서 중상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과 '금속 코팅 발열 유리' 신기술을 추가로 소개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영하 7℃에서 난방에너지를 17%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베뉴, 셀토스 등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이를 구현했다. 특히 기존 13.5V(볼트) 수준의 저전압을 활용하는 대신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영하 18℃에서도 서리를 5분 내에 제거해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정영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최근 모빌리티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이동하는 동안 쾌적함을 유지하는 게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며 "공기를 데우거나 냉각하는 기술이 존재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더 빠르고 효율적인 냉난방이 가능하도록 R&D(연구개발)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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