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쿠팡과 CJ제일제당이 2022년 11월부터 장기간 끌어오던 갈등을 봉합하고 직거래를 재개했다. 양사가 극적으로 다시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건 납품가격과 물량 등에서 서로 한 발씩 양보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치열한 시장경쟁과 수익성 악화, 재무적 부담감 등의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란 시장 분석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직거래 재개를 두고 협상과정에서 서로 한 발씩 양보하기로 했다. 앞서 양사는 햇반 등 간편식의 제품 납품단가(마진율)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공급가를 올리면서도 정해진 발주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했고,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원하는 마진율을 맞추지 못하자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시 앉은 협상테이블에서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요구한 '납품단가(마진율)'를 맞춰주기로 하고 CJ제일제당은 쿠팡에게 일정 수준의 발주물량을 보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이번 직거래 재개를 두고 업계에선 쿠팡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이달 14일을 기점으로 지난 2022년 11월부터 이어진 '햇반 납품가' 신경전을 끝냈다. 이는 거래가 중단된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아울러 양사의 직거래 재개는 업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식품·유통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 1위가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쿠팡을 둘러싼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발을 넓히고 있고 신세계, 네이버쇼핑 등 온·오프라인 경쟁자의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 식품업체들은 자사몰에 힘을 쏟는가하면 컬리·오아시스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매섭다.
쿠팡은 이에 더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가 성장 궤도에 안착했지만 실적엔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페치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3152억원(2억3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쿠팡 입장에선 본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때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CJ제일제당의 제품이 필요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CJ제일제당도 여건은 비슷하다. CJ제일제당의 올해 2분기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1조3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신세계그룹, 네이버쇼핑 등과 협력을 강화해왔지만 포화상태에 이른 식품 시장에 역성장을 면치 못한 셈이다. 대부분 식품사들이 판매채널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쿠팡의 빈자리가 컸다. 실제 JP모건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거래가 끊기기 직전인 2022년 3분기 CJ제일제당의 온라인 식품 매출 가운데 40%가 쿠팡에서 발생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재결합은 최근 시장 여건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양 업계 1위가 손을 잡으면 시너지도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했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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