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신흥에스이씨에 투자한 세컨웨이브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인내심을 갖고 이 회사를 바라보고 있다. 현재 신흥에스이씨의 주가가 전환가액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전환우선권(CPS) 청구 기간이 7년이나 남은 가운데 이 회사가 이차전지 안전 관련 핵심 부품을 생산 중이라 전기차 캐즘에서 벗어나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신흥에스이씨도 경영진보다 지분율이 높은 FI과의 충돌 방지를 위해 액면분할 등 적극적으로 주식가치 제고에 노력 중이다.
신흥에스이씨는 올해 4월 26일, 1주당 액면가액을 25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는 5대 1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이에 보통주(778만3807주→3891만9035주)와 우선주(133만8688주→669만3440주) 모두 종전보다 5배씩 늘어났다. 아울러 6월 20일에는 오는 12월 20일까지 자기주식 30억원을 취득하는 신탁계약을 NH투자증권과 체결하기도 했다.
신흥에스이씨가 이처럼 주가 부양에 애를 쓰고 있는 건 CPS를 가진 FI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에서는 ▲세컨웨이브 유한회사(13.5%) ▲스틱글로벌혁신성장 사모투자합자회사(13.5%) ▲에스지코어 유한회사(3%) ▲케이씨삼호투자 유한회사(3%) ▲대신에스케이에스이노베이션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1%)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1%) 등 사모투자자들이 총 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FI는 보통주 1039만6160주와 CPS 602만4100주를 보유 중이며, 2031년 11월 2일까지 전환가능한 CPS의 가격을 1주당 6만3495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최근 액면분할을 단행한 만큼 FI들이 보유한 CPS의 전환가액 역시 1주당 1만2699원으로 조정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신흥에스이씨의 12일 종가(7670원) 대비 39.6%나 높은 금액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흥에스이씨 창업주인 최화봉 회장 등 오너 일가보다 FI들이 더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단 점이다. 주요 FI인 세컨웨이브와 스틱인베스트만 해도 2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최 회장 등 오너 일가는 22.8%를 보유 중이다. FI들이 보유한 CPS의 전환이 2022년 11월부터 가능했던 것을 고려하면 신흥에스이씨 오너 일가가 경영권 찬탈 등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주가 부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FI들이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하기보다 주가 상승을 기다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아직 전환권 청구 기간이 7년이나 남은 데다 신흥에스이씨가 최근 이슈로 급부상한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는 소재들이 주력 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신흥에스이씨는 중대형 각형 캡 어셈블리, 소형 원형 N-CID, 중대형 각형 CAN의 부품 등 폭발을 방지하는 부품들이 전체 매출(1479억원) 중 98.2%인 1453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앞서 벤츠 전기차의 화재로 인해 현대자동차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공개를 고민 중이다. 이에 화재를 예방하는 부품을 만드는 신흥에스이씨가 수혜를 받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는 만큼 FI들도 주가부양 정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기다리지 않겠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신흥에스이씨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액면분할을 한 것은 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이라며 "지금 황만용 대표 등 경영진과 사모투자자들이 자주 소통하고 회의들을 공유하며 사이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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