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에 나선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이날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어 "매각 대상자, 매각 금액, 매각 방식 및 매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1개월 이내 또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시는 지난 12일 한국거래소가 한양증권에 최대주주 등 지분 매각 추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앞서 한양증권은 최근 매각설에 휩싸이며 주가가 10영업일 간 약 24% 올랐다. 특히 지난 5일부터는 6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상승했으며 지난 12일 1만3950원으로 장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한양증권에 '최대주주 등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한양증권의 현재 최대주주는 한양학원으로, 1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40.99%다. 주요 특수관계인은 백남관광(10.8%), 에이치비디씨(7.4%),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4%) 등이 있다.
이번 매각 배경으로 한양학원 산하 주요 기관들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한양산업개발과 한양의료원이 각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악화와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부침을 겪고 있어서다. 이에 한양증권 매각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설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양산업개발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우발부채는 4009억원으로 전년대비 885억원가량 증가했다. 2022년 16억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한양산업개발은 지난해 4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한양대병원 역시 전공의 파업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상태다. 이에 한양의료원은 지난 4월 금융기관으로부터 서울·구리병원 운영을 위해 500억원을 차입하고, 지난달에는 의료장비 리스용 자금 확보를 위해 310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양증권은 지난 1분기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동기대비 22%의 성장률을 보였다. 주요 사업인 부동산 PF 부문에서 타 증권사와 달리 매입확약이 아닌 매입보장형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우발부채를 관리한 덕분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추진하는 한양증권이 '알짜 매물'로 취급되며 인수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한양증권의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약 1800억원 수준인 것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1000억원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 유력 후보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와 LX그룹 등이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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