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최근 매각을 공식화한 한양증권이 양호한 실적 속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적 경영 기조로 유동성 위기에도 우수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한 덕분이다. 시장에서는 복수의 기업들이 한양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 15일 경영권 매각을 진행 중임을 공식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한양학원 측이 이번 매각을 통해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한양산업개발, 한양의료원 등에 유동성 공급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한양증권을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하고 있다. 교육법인 한양학원의 영향으로 '안전제일주의' 기조로 사업을 영위해 왔던 점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회사의 지원 여력이 없는 것을 감안해 모험자본 등 위험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했지만, 2022년 말부터 유동성 위기가 업계를 강타하자 이 같은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오히려 득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부채가 '0'인 점은 한양증권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중소 증권사들 대다수가 금융감독원의 부실 PF에 대한 충당금 적립 지시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한양증권의 경우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이 없어 실적 저하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양증권이 과거 부동산 PF사업 진행 시 시행사 대출상환 책임을 떠안는 '매입확약형 PF'가 아닌 유동성 공여만 하면 되는 '매입보장형 PF로 사업을 진행한 덕분이다.
이를 전체 자산으로 범위를 넓혀도 올해 1분기 기준 한양증권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0.6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타 중소형 증권사들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약 5%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 결과, 한양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업계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A)이 2.4%에서 1.4%로 하락했지만, 한양증권은 1.6%에서 1.8%로 오르는 상승하는 성과를 냈다.
이 외에도 타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리테일 부문의 호조 덕으로 실적을 회복한 데 반해, 한양증권은 IB부문과 채권, 운용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 질적인 성장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순자본비율(구 NCR) 역시 중소형 증권사 중 한양증권이 독보적인 모습이다. 한양증권의 순자본비율은 2021년 386%에서 2022년 480%, 2023년 600%까지 올랐다가 2024년 1분기 소폭 하락한 574%를 기록 중이다. 반면 비슷한 자기자본을 가진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같은 기간 200~300%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한양증권만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적정수준(500%)을 넘기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한양증권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케이프투자증권(A-), SK증권(A-)뿐 아니라 자기자본 규모가 더 큰 다올투자증권(A, 부정적)과 상상인증권(A-)보다도 높다. 증권사의 신용등급은 높을수록 사업을 위한 유동화물 발행과 거래가 더 쉬워질 뿐 아니라, 자금 조달에도 용이해 매각 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IB업계에서는 한양증권 매각에 증권업 진출을 선언한 금융사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2년 '2030년까지 증권업 진출'을 선언했던 수협중앙회를 비롯해, 포스증권을 인수한 우리금융 등 복수의 기업들이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 라이센스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문 탓에 KGCI, LX그룹 등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기업들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지분 매각을 발표한 후 급격히 오른 몸값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양증권의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 1만5270원으로, 지난 4일(1만1350원)과 비교해 10영업일만에 약 34%가 올랐다. 이를 감안한 현재 최대주주의 지분(40.9%)의 가치는 약 80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2000억에 가까운 인수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양증권의 양호한 실적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한양증권 측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이유로 과도한 몸값을 제시하면 매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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