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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예심 불인정…이노그리드 vs 거래소 '쟁점은'
정동진 기자
2024.06.25 07:45:13
IPO 사상 초유의 사태…상장예심 무효화 재심 청구할 듯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7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설명을 하고 있다. (제공=이노그리드)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상장 직전 예비심사 불인정'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이노그리드가 한국거래소의 처분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노그리드 측은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거래소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노그리드는 24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효력 불인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의도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이슈에 대해 숨긴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9일 상장예심 무효화 처분에 대한 근거로 '상장 예비심사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을 누락했다'고 지적한 부분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 "의도적으로 분쟁사실 숨겨" vs "고소·고발 없는 일방적 주장"


한국거래소는 이노그리드가 지난 2023년 2월 청구한 상장 예비심사에서 박모 씨와의 최대주주 분쟁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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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상장규정 제9조 제2항 세부항목에 따르면 '상장 예비심사청구서 또는 첨부서류의 내용 중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한 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사실이 발견된 경우' 상장 예비심사결과에 대해 효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이노그리드의 상장예심 결과를 무효로 했다.


신규 상장기업 분쟁사실 작성 가이드라인. (제공=이노그리드)

반면 이노그리드는 해당 사항이 상장 예비심사신청서 서식과 기업실사 점검표(Due Diligence Checklist)의 기준에 맞지 않아 기재하지 않은 것이지, 의도적으로 은폐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노그리드에 따르면 상장 예정기업의 경우 예심을 위해 ▲최근 5사업연도 내 영업상 소송사건 ▲과거 경영권 분쟁 사실 ▲진행 중인 분쟁(소송) 내역 등을 기재해야 하는데, 이들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이노그리드는 진행 중인 소송이 없고, 고발을 당한 사실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최대주주 분쟁 관련 투서를 보낸 박모 씨 역시 지난 2022년 4월 회사 측에 '의견요청'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한 차례 보냈으나, 이후 연락오지 않았다는 게 이노그리드 측의 주장이다.


또 이노그리드는 해당 사건에 대해 대형 로펌의 법률 자문을 구한 뒤 분쟁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을 전달받아 증권신고서에 관련 내용을 기재한 만큼,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입장이다.


◆ "상장예심 때 알았다면 중대한 영향" vs "분쟁 가능성만으로 판단하긴 무리"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누락된 사실이 상장예심 때 기재됐다면 회사의 건전성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형식적 기준 외에도 질적 심사 기준이 경영 안정성·소송 및 분쟁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소는 이노그리드의 상장예심 무효화를 결정한 '코스닥 시장위원회'이 외부 인사로 구성된 만큼 명확한 답변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예비심사에서 질적 심사 기준은 경영 투명성·경영 안정성·기업 계속성·투자자 보호 등이 있다"며 "이번 결정은 시장위원회 위원들이 쟁점이 되는 사안을 예심 당시에 알았다면, 해당 사안이 모든 질적 심사 기준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노그리드는 '경영권 분쟁'으로 볼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노그리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민원을 제기한 박모 씨는 코스닥 상장기업의 상장폐지 및 관련한 횡령·배임 혐의로 해외도피 중이다. 정상적으로 법적인 문제 제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박모 씨가 상장예심 청구 시기에 맞춰 법률대리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전달한 것은 악의적이고 일방적인 의도를 가졌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노그리드의 설명이다. 이를 경영권 분쟁으로 판단하거나, 향후 분쟁 가능성에 대해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고 판단한 이유기도 하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한 발 빼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이노그리드의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7차 정정까지 요구했으나, 19일 0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며 사실상 이노그리드의 상장을 승인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차 정정 시 분쟁 사항을 기재한 이유는 해당 사항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거래소가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의 권한이 아니다"고 말했다.


◆ 상장 철회 유출됐나…증권업계도 의견 엇갈려


이노그리드의 상장 철회 사실이 사전 유출됐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개인 주주들의 집단 행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상 이노그리드의 철회신고서 업로드는 19일 오전 8시 정각에 이뤄졌으나, 각종 비상장 거래 플랫폼에서 이노그리드의 시세가 해당 시간 직전에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비상장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18일 저녁 6시30분 2만6500원에 거래되던 이노그리드 주식은 다음날인 19일 오전 6시 40분 2만1000원으로 약 20% 급락하더니, 철회신고서 접수 직전인 오전 7시59분에는 약 30% 하락한 1만841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전후 이노그리드의 주식을 대량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공시되지 않은 내용이 유출돼 이노그리드의 비상장 주가가 폭락한 것이라면, 관련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이노그리드 사태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분쟁의 가능성만으로 스타트업의 상장 가부를 판단하는 선례가 생기면, 앞으로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분명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전반적인 IPO 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다소 과도하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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