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기업공개(IPO) 도전에 나선다. 이미 판매 중인 제품 포트폴리오와 더불어, 신제품 인가를 위한 임상을 진행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지난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4000~2만9000원을 제시했다. 공모주식 수는 100만주,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921억~2323억원이다. 기관 수요예측은 내달 1~5일, 일반 공모청약은 같은 달 10~11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지난 2014년 이돈행 인하대 소화기내과 교수가 설립한 혁신 치료재 개발 기업으로, 내시경 지혈재 넥스파우더(Nexpowder)와 색전치료재 넥스피어(Nexphere) 등을 개발했다. 사업 초기에 소화기 스탠트를 개발해 매출을 올렸으나, 고분자 파우더(내시경 지혈재) 개발을 통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1위 기업인 매드트로닉(Medtronic)과 총판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IB업계에서는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 '기술특례상장' 트랙에 걸맞은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상장에 도전했던 바이오 기업들은 대부분 기술이전을 위한 마일스톤 단계에서 상장을 추진했던 반면,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이미 임상을 거친 완제품을 바탕으로 기술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서다.
대표제품인 넥스파우더는 지난 2018년 유럽의약품청(CE-MDD)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저처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은 뒤, 2022년 9월에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넥스파우더의 매출은 지난 2021년 10억원에서 2023년 42억원까지 늘었다.
간암·자궁근종 치료재인 넥스피어 역시 2020년 CE를 획득한 뒤 현재 유럽 9개국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에도 주요 대리점을 선별해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이번 IPO로 조달하는 공모자금 대부분을 넥스피어-F의 미국 FDA 승인에 투자해 혁신 기술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넥스피어-F는 일명 속분해성 통증 색전 치료제로, 1회 시술로 6개월간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어 관절염 치료 시장의 게임체인저라고 불린다.
구체적으로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할 예정인 235억원 중 176억원을 임상·연구(R&D)비용으로 배정했다. 이 중 128억원을 넥스피어-F 임상에 투자한다. 넥스바이오메디칼은 오는 2026년 넥스피어-F의 미국 FDA 승인이 완료되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R&D 등 일회성 예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넥스바이오메디칼은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4~5월 상환전환우선주(CPS) 전환으로 자본총계가 약 플러스(+) 130억으로 늘어나는 등 자본잠식 위험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은 상장 직후 유통가능주식수(오버행)는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넥스바이오메디칼의 오버행 규모는 전체 주식 수(상장 후 기준) 가운데 약 44%로, 올해 상장기업중 가장 많다. 올해 신규 상장 한 기업 23곳의 평균은 약 27%로, 40%가 넘었던 기업은 이에이트(43%)가 유일하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요청으로 인해 오버행 비율이 조금 높지만, IPO 투자자들이 회사의 장점을 충분히 인정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임상이 끝나고 매출이 오르면 제품원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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