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격인 회사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면서 승계 작업의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 부회장은 최근 사조산업 등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계열사 지배력도 키우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 부회장은 그룹 실질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50.01%를 확보했다. 2022년 말 39.7%에서 2023년 말 50.01%로 10.31% 상승한 것이다. 부친인 주진우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주 회장의 지분은 17.9%에서 7.68%로 10.22% 감소했다.
앞서 주 부회장은 지난 2022년 정기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직에 오르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그가 사조시스템즈 지분 과반까지 확보하면서 승계 작업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사조그룹 지배구조는 '주지홍→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 구조로 이어진다.
주 부회장은 최근 주력 계열사 지분도 사들이며 그룹 지배력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한 달새 사조산업 주식 3900주를 매입했다. 사조산업은 사조그룹의 모태이자 주력 계열사다. 주 부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3900주를 잇따라 장내매수했다. 주 부회장이 보유한 사조산업 주식은 총 34만3810주다. 지분율은 0.08% 소폭 증가해 6.88%를 보유하게 됐다.
주지홍 부회장이 사조산업 지분을 매입한 건 2020년 3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사조산업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그룹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조산업 주가는 지난 4월 19일 52주 최저가(3만5200원)를 찍었다. 그 이후 주지홍 부회장은 연이어 지분을 사들였다.
또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 2022년 3월 사조오양 정기주총에서 행동주의펀드과 소액주주가 연합해 자신들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임했었다. 이후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들의 계열사 지분 확보가 활발해졌다.
최근 사조산업 지분 매입에는 주 부회장 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자도 참여했다. 주 부회장의 모친인 윤성애 씨와 (유)사조씨피케이도 비슷한 무렵 사조산업 지분 3324주와 2744주를 각각 매입했다. 지난해 주 부회장은 사조대림 주식 14만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지홍 부회장이 지주사 지분 50%를 보유하면서 명실상부한 1인자로 올라서게 됐다"며 "최근 나빠진 경영 실적을 반등시키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사조산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한 632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한 144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익은 53% 감소한 4억7000만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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