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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홍 시대 개막, '리밸런싱' 과제 부상
이승주 기자
2024.07.19 08:00:18
①잇단 M&A로 사업 다각화는 성공…"계열사간 교통정리 나서야"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0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제공=사조그룹)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사조그룹이 올해 승계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오너 3세' 시대를 열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사조시스템즈 지분 50.01%를 확보하면서 그룹을 장악하면서다.


주 부회장은 최근 두 건의 대형 인수합병(M&A)를 단행하고 식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사조그룹이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계열사간 교통정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이는 중복사업으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에 사업 '리밸런싱'을 통한 수직계열화 완성이 주 부회장의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사조시스템즈 지분 50.01%를 확보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조그룹이 승계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조시스템즈가 그간 내부 거래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조산업 지분을 사모으며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조시스템즈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사조산업의 지분 29.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조산업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사조대림과 사조씨푸드를 지배하고 있다. 또한 사조대림은 사조오양과 사조동아원, 사조CPK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에 사조그룹의 지배구조는 '주지홍→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계열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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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부회장은 2022년 식품총괄 본부장(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사조그룹의 M&A를 주도해왔다. 사조그룹은 올해 미국계 전분당업체 '인그리디언코리아(사조CPK)'를 3840억원에 인수하고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업체 '푸디스트'도 2500억원에 품에 안았다. 사조그룹이 대규모 M&A에 나선 건 2016년 동아원·한국제분을 인수한지 8년 만이다.


주 부회장 체제에서 사조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이번 인수로 그룹의 모태인 ▲수산업(사조산업) ▲원재료 생산(사조CPK·사조동아원) ▲가공식품 제조(사조대림·사조씨푸드·사조해표·사조오양) ▲유통·단체급식(푸디스트)까지 식품 산업 전반에 계열사를 포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조그룹은 총 매출 6조원을 넘기고 CJ, 동원그룹에 이은 국내 식품업계 3위로 도약할 기반도 마련했다.


다만 공격적인 M&A로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는 시장의 평가도 나온다. 사조그룹은 2004년 해표를 시작으로 대림수산, 오양수산, 남부햄, 화인코리아, 동아원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계열사가 총 28개로 불어났지만 아직 계열사 간의 교통정리는 마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사조그룹 내 계열사들은 다수의 중복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그룹 내 계열사들이 수산사업(원양사업)과 식품, 유통사업을 동시에 전개하는 식이다. 사조그룹의 내에서는 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씨푸드·사조오양이 한국원양산업협회에 등록돼 수산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인건비는 실질적인 관리를 맡은 사조산업에서 지출되고 매출은 각사에서 개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사조대림에서 발생한 수산산업 매출만해도 500억원에 이른다.


이에 사조그룹 관계자는 "사업양수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세금, 절차상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M&A 이후 각 사가 기존에 보유한 수산산업을 남겨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와 전문가들은 중복 사업 정리를 통한 리밸런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계열사간 중복사업을 방치할 경우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복 투자로 인한 비효율 증대와 카니발리제이션(자기시장 잠식) 등 유무형의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M&A로 사세를 키운 기업의 경우 기존에 영위해오던 조직과 사업 그리고 피인수기업의 조직과 사업에도 필연적으로 중복이 생겨 비효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계속해서 방치해둔다면 사업 자체의 비효율 증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더불어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에 대한 중복 투자와 지출에 따른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조정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러 계열사가 같은 사업을 영위하게 되면 운영적인 비효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재료의 수급부터 제품 생산, 유통까지 하나의 계열사가 하나의 사업을 영위하는 식의 수직계열화를 이뤄내는 것이 바람직한 운영방법"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각 계열사가 고유한 사업 영역을 보유하면서 전체적인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무한히 펼치기만 하면 재무구조의 악영향은 물론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 2세 시대에서 외형 확장에 집중했다면 오너 3세의 역할은 그에 맞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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