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야놀자가 500만원에 인수한 온라인 숙박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20여년 만에 전세계 200여개국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글로벌 트래블 테크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단순 플랫폼을 넘어 테크기업으로 밸류에이션을 높이며 10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나스닥(NASDAQ) 입성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야놀자의 성장 스토리 중심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놀자의 역사는 이수진 총괄대표가 모텔 정보카페인 '모텔투어'를 인수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0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온라인 숙박 예약 서비스 '야놀자닷컴'을 내놓으면서 '야놀자'가 시작됐다.
사업 초기에는 국내 숙박 정보 공유 및 예약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졌다. 2014년 모바일 앱 출시에 이어 2015년 리스타트 선언을 통해 여가 플랫폼으로 확장했으며, 지금은 플랫폼 사업에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텔 예약서비스에서 여행 슈퍼앱으로 전환했고 클라우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야놀자는 성장 단계마다 M&A를 활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초기 전환점은 2016년 '호텔나우' 인수가 꼽힌다. 이를 통해 기존 모텔 중심 이미지를 탈피하고 종합 숙박 예약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어 2018년에는 레저, 액티비티 플랫폼 기업인 '레저큐'를 인수해 액티비티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여가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혔다.
사업 모델의 근본적 전환은 2019년 인도 기반 클라우드 PMS(객실관리시스템) 기업 '이지테크노시스(eZee Technosys)' 인수에서 이뤄졌다. 채널관리 및 객실관리 시스템 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B2B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닦았으며 단순 플랫폼 중개업자에서 소프트웨어(SaaS) 공급 기업으로 진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물론 모든 M&A가 성공적이었던 아니었다. 대표적 사례가 2018년 인수한 동남아 호텔 체인 및 숙박 예약 플랫폼 '젠룸스(ZEN Rooms)'다. 인수 직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여행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결국 야놀자는 뚜렷한 수확 없이 2023년 젠룸스를 청산하며 투자금을 손상처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오히려 야놀자를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 중심의 '기술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 플랫폼 운영에서 벗어나 경기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소프트웨어 분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야놀자는 2021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반열에 올라섰다.
비전펀드를 통해 조 단위 실탄을 확보한 야놀자는 굵직한 인수합병에 더욱 적극 나섰다. 2021년 2940억원을 투입해 인터파크 투어·엔터테인먼트 사업 인수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했으며 AI 광고 기술기업 '데이블'을 1000억원에 품어 테크 역량을 보강했다.
2023년 단행된 이스라엘 기반 글로벌 B2B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 인수는 야놀자 M&A 중 핵심을 꼽힌다.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되며 야놀자의 M&A 가운데 역대 최대 거래였는데 야놀자는 GGT 인수를 통해 호텔, 항공, 렌터카 등 전 세계 100만개 이상의 여행 인벤토리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었다. 야놀자클라우드가 전세계 200여개국에 솔루션을 공급하며 외형을 확장할 수 있는 결정적 토대가 됐다는 평가다.
현재 야놀자의 핵심 정체성은 플랫폼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 기업'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야놀자클라우드' 출범 이후 매출 구조는 단순 중개 수수료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SaaS)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야놀자의 사업부문은 크게 3갈래로 나뉜다.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컨슈머플랫폼(Consumer Platform) 부문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Enterprise Solution) 부문, 홀딩스(Holdings) 등이다. 2023년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매출 비중은 23.7%였지만 2024년 31.6%로 높아졌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34.4%로 상승했다. 이처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덕분에 야놀자는 이제 플랫폼 기업이 아닌 '기술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M&A는 글로벌 진출 및 사업 확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미 해외시장에서 레퍼런스가 확보된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점유율을 단숨에 확보했으며 사업영역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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