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신한카드가 장기 연체채권 관리 강화를 위해 채권추심업계 1위 업체인 '고려신용정보'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단기 채권은 내부 조직으로, 장기 채권은 외부 전문업체로 분리하는 이원화 구조를 구축하며 추심 체계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금리 고점 구간에서 연체 관리가 카드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카드는 고려신용정보에 55억원을 출자해 지분 3.50%를 확보했다. 이번 거래는 고려신용정보가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자사주 35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고, 신한카드가 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한카드의 출자 목적은 채권추심 및 관련 업무 전문화다.
지분 3.5%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지만, 안정적인 물량 배분과 협력 관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신한카드가 자회사인 신한신용정보에 채권추심을 위탁하고 있음에도 고려신용정보와의 협력에 나선 배경에 주목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신한신용정보에 채권추심수수료 명목으로 255억원을 지급하는 등 내부 위탁 비중이 높은 구조다. 신한카드는 2022년 신한금융지주로부터 신한신용정보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럼에도 외부 업체와 협력에 나선 것은 장기 연체채권의 경우 회수 난이도와 비용 부담이 높은 만큼, 대형 전문업체의 네트워크와 데이터 역량을 활용해 회수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한카드는 고려신용정보와의 협력을 토대로 회수 안정성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고려신용정보에는 6개월 이상의 장기 채권 위주로 추심 물량을 집중 위탁할 계획이다.
반면 내부적으로는 채권사무소를 신설해 연체 2개월 이하 단기 채권을 전담 관리하고 있다. 단기 채권은 초기 대응 속도가 회수율을 좌우하는 만큼, 내부 조직을 통한 즉각 대응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부 조직·자회사·외부 전문업체를 병행하는 '다층 추심 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카드가 채권 회수 네트워크를 겹겹이 구축하고 나선 데에는 건전성 방어 필요성이 깔려 있다. 신한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020년 1.04%, 2021년 0.80%, 2022년 1.04%로 안정세를 유지하다 2023년 1.45%, 2024년 1.51%까지 상승했다. 이후 지난해 들어 1.18%로 3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 부실 확대 영향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가, 최근 리스크 관리 강화 효과가 반영되며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카드업계에서는 연체율이 2%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간주된다.
연체율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요소다. 연체율이 상승하면 부실채권 증가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 순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은 2020년 1조90억원, 2021년 1조500억원에서 2022년 1조207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 1조3060억원, 2024년 1조3080억원까지 확대됐다가 지난해 1조640억원으로 감소했다. 연체율 하락과 비용 감소가 맞물리며 수익성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경쟁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부담이다. 신한카드는 2024년과 2025년 연속으로 삼성카드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2020년 6065억원, 2021년 6750억원, 2022년 6414억원, 2023년 6206억원으로 6000억원대를 유지하다 2024년 5721억원, 지난해 4767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카드는 2024년 6646억원, 2025년 6459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에서도 차이가 감지된다.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020년 1.0%, 2021년 0.9%, 2022년 0.9%, 2023년 1.2%, 2024년 1.0%, 2025년 0.9%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왔다.
결국 대손비용 부담과 건전성 지표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의 이번 추심 체계 개편이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경쟁사 대비 뒤처진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득 대비 대출 과다 고객 및 다중채무자 등에 대한 리스크를 더 면밀히 모니터링해나갈 계획"이라며 "채권별 회수 난이도를 정밀하게 분석해 가장 적합한 채널과 최적의 시점에 고객과 접촉할 수 있도록 채권 전략을 고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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