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도 1530원을 돌파하며 금융시장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30원 선을 넘어선 것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미 달러 대비 원화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4원 오른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530원 돌파는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상승한 1519.9원에 출발한 뒤 오후 들어 2시15분께 1536.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간거래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을 반납하기 시작했지만 결국 1530원대에서 턱걸이 마감을 했다.
환율 급등의 1차 배경은 지정학 리스크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달러로 쏠리는 흐름이 강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이란과 종전 협상이 불발되면 이란의 발전소와 석유 시설을 파괴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모든 발전소, 유정, 그리고 하르그 섬(아마도 모든 담수화 시설까지)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함으로써 이란에서의 우리의 사랑스러운 체류를 끝낼 것"이라며 "이란은 옛 정권의 47년간의 공포 통치 동안 이란이 잔혹하게 도륙하고 죽인 우리의 수많은 군인과 다른 이들에 대한 보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수요가 꺾인 점도 달러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4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주식 순매도는 아무래도 심리적이나 수급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란발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상태 역시 환율의 하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며, 오히려 이란 사태가 확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는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 후보는 서울 세종대로 한화금융플라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달러 유동성이 양호한 만큼 과거처럼 환율 상승을 금융 불안과 직접 연결 지을 필요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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