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미·이란 전쟁 여파가 국내 카드업계를 직격하고 있다. 고환율로 촉발된 금리 경로 변화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를 끌어올리며 카드사 조달 비용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달 부담 증가는 시차를 두고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 금융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8.8원 하락한 150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508.5원으로 출발해 1500~151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고환율 기조는 카드사에 직접적인 환차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은 아니다. 해외 차입 비중이 낮은 구조상 환율 상승이 곧바로 비용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고환율이 금리 경로를 틀어막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보다 미·이란 전쟁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는 곧바로 카드사의 '돈줄'에 타격을 준다. 카드사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예금이나 보험료 기반의 안정적인 수신 구조가 없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여신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여전채와 기업어음(CP) 발행 등 시장성 조달에 의존한다.
카드사의 조달금리는 시장금리 흐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데, 특히 시장성 조달 비중이 높은 카드사는 차환 주기가 짧아 금리 변동이 조달 비용에 빠르게 반영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될 경우 시장금리 하락세가 제약되며 여전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여전채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AA+등급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2%대 중반에서 올해 1월 3.337%로 상승한 데 이어 2월 3.586%, 지난달 27일에는 연 4.151%까지 오르며 한 달 새 0.565%포인트 상승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해 초 고환율 영향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전쟁 장기화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 경우 조달 부담이 추가로 커지면서 상반기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차환 리스크'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만기 도래 채권을 재발행할 경우 높아진 금리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만기 물량이 많은 카드사일수록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카드사 여전채 만기 물량은 약 17조7700억원에 달한다. 회사별로는 롯데카드가 3조9800억원, KB국민카드 2조9400억원, 우리카드 2조8500억원, 신한카드 약 2조원 수준이다.
결국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는 조달금리를 약 3~4개월 시차를 두고 상품 금리에 반영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최근 급등한 여전채 금리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카드론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 압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이 시차를 두고 상품 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저신용자 중심으로 금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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