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항로까지 봉쇄 위기에 직면하며 글로벌 물류 마비가 현실화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고유가에 따른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라는 기회 요인과 생산 및 물류 전반의 비용 폭등이라는 위기 요인이 맞물리는 양상이다. 결과적으로 고유가와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등록된 국내 전기차 수는 3만5693대로 전년 동기(1만3128대) 대비 172% 급증했다. 월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3만대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반면 같은기간 휘발유차와 경유차 신규 등록은 각각 27.8%, 57.1% 줄었고 하이브리드도 10.4% 감소했다.
이 같은 전기차 수요 확대는 정부의 조기 보조금 정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3월 전후에 확정되던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1월 중순에 발표되면서 구매 대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것이다.
특히 전기차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연일 오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기업평가는 "유가 상승은 산업 구조 변화를 촉진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고유가 환경이 지속될 경우 총소유비용 관점에서 내연기관 차량의 유지비 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하이브리드, 전기차로의 수요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부담은 불가피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이 홍해까지 위협하면서 에너지 수송선 중심의 공급망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연결돼 중동과 유럽, 아시아를 잇는 핵심 수송로 역할을 한다. 전쟁 여파로 홍해 항로까지 막히면 선박은 기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한기평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아중동 권역(AMEA) 도매 판매 비중은 각각 7.7%, 7.6%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 인접 국가에 집중돼 있다. 전체 실적에서 아중동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해당 지역 판매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운임 상승과 보험료 증가 등 물류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장기 운임 계약을 통해 단기 시황 변동 영향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으나 유류할증료 상승 및 항로 우회에 따른 추가 물류비 부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결국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고유가 기조가 고착화하면 원가 부담을 넘어 자동차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지웅 한기평 실장은 "고물가 기조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 정책 유지는 소비자들의 자동차 할부 금융 금리 상승 및 리스료 부담 가중을 초래할 것"이며 "실질적인 구매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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