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국내 1위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KG그룹 품에 안긴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엔카직영 사업부를 인수해 케이카로 출범시킨 지 8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을 기점으로 한앤컴퍼니의 배당 재원 역할을 해오던 케이카의 체질이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G그룹의 경우 완성차와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케이카 경영권 지분 72.19%(3524만5670주)와 여신전문금융회사 케이카캐피탈 지분 100%을 KG그룹 철강 계열사인 KG스틸에 매각한다. 이번 인수는 KG스틸과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의 공동 투자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가는 케이카 5500억원, 케이카캐피탈 2000억원 등 총 7500억원이다. 예상 거래 종결일은 오는 6월30일이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KG스틸은 케이카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철강 산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케이카는 SK그룹과 한앤컴퍼니를 거쳐 KG그룹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게 된다. 케이카의 모태는 2000년 SK가 설립한 SK엔카다. 이후 2018년 한앤컴퍼니가 이를 인수해 사명을 케이카로 바꾸고 새로 출범시켰다. 2021년에는 중고차 업계 최초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며 주목받았다.
업계는 케이카가 사모펀드 체제에서 벗어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수익성 위주의 경영 기조가 달라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앤코 체제에서 케이카는 내차사기 홈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중고차 시장 내 입지를 크게 다졌다. 매출은 인수 첫해 9904억원에서 지난해 2조4388억원으로 146.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억원에서 760억원으로 1390%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5%에서 12.7%로 2배 넘게 확대됐다.
다만 고배당 기조를 두고 대주주의 현금 회수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케이카가 순이익을 초과하는 수준의 배당을 꾸준히 실시해왔기 때문이다. 케이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해인 2021년부터 결산·분기 배당에 나섰다. 총배당금은 2021년 360억원, 2022년과 2023년 각각 365억원, 2024년 554억원, 2025년 580억원이다. 순이익 대비 배당 수준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2021년 77%를 제외하면 모두 100%를 웃돌았다.
적극적인 배당은 주주환원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회사의 현금 여력과 재무 상황을 감안하면 과도한 배당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케이카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2022년 138억원, 2023년 311억원, 2024년 32억원, 2025년 98억원 수준에 그쳤다. 배당으로 지급한 자금의 대부분은 케이카 최대주주인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지분 72%)로 흘러갔다. 한앤컴퍼니는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카가 KG그룹에 편입된 이후 배당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중장기 투자와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엑시트(투자금 회수)하기 위해 회사 외형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KG그룹은 자사 완성차 사업 등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며 중고차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통상 5년 안팎의 회수 시계를 두고 움직이는 만큼 경영의 연속성 측면에서 불안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반면 KG그룹은 오너 경영 체제를 갖춘 데다 자동차 사업을 해온 기업인 만큼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케이카 사명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G그룹이 그간 기업 인수합병(M&A) 이후 사명을 바꿔온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화학이 KG케미칼로, 웅진패스원이 KG에듀원으로, 동부제철이 KG스틸로, 쌍용차가 KG모빌리티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KG그룹 관계자는 "SPA를 맺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사명 변경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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