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인수합병(M&A) 법률자문 시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단독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5위권 내에서 순위가 요동치는 지각 변동을 맞았다. 김앤장은 대기업 위주 메가딜을 독식하며 2위 법무법인 광장과 3위 법무법인 율촌의 실적 합산치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위권에서는 세종이나 태평양 등 기존 강자들이 주춤한 사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경쟁사들이 순위를 역전시키며 M&A 자문 시장에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중상위권의 순위 교체다. 법무법인 세종과 태평양이 이번 1분기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법무법인 율촌·화우는 수직 상승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광장이 2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율촌과 화우가 대형 자문 실적을 내면서 순위를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 독야청청 김앤장 부동의 1위…대형 딜 독식
1일 2026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김앤장의 M&A 법률자문 실적은 13조308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4859억원) 대비 56.8% 증가했다. 거래 건수는 40건에서 31건으로 줄었지만, 대형 딜 수임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번 집계는 2026년 1분기 잔금 납입 완료를 기준으로 했으며,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상위권 구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김앤장은 2·3위권의 합산 실적과 맞먹는 격차로 정상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앤장은 올해 1분기 리그테이블 정상을 수성하며 위상을 과시했다. 정경택 박종구 등 오랜 파트너들의 리더십 아래 구축된 자문 인프라는 대기업의 분할·합병 거래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산업별 전문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 등이 협업하는 원펌 체제와 풍부한 인적 자원, 대형 딜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의 대형 물량을 연달아 수임했다. 특히 정교함이 요구되는 딜 설계 단계부터 최종 클로징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지원하며 거래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는 맥쿼리자산운용의 DIG에어가스 매각 자문으로 4조7116억원의 실적을 쌓았으며, 이외에도 ▲EQP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지분 인수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매각 ▲E&F프라이빗에쿼티의 코엔텍 매각 ▲교보생명보험 지분 매각 ▲베인캐피탈의 에코마케팅 인수 ▲VIG파트너스의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문 인수 ▲한화생명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인수 등 난도 높은 사업 재편 거래에서 자문 역량을 발휘하며 독보적인 딜메이커 입지를 다졌다.
◆ 빅3 구도의 중대변화…율촌·화우 도약
2위는 법무법인 광장이 차지했고, 3위와 4위에는 각각 율촌과 화우가 이름을 올렸다. 로펌 서열은 M&A 시장에서 오랜 기간 김앤장-광장-세종-태평양이 빅4로 통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은 과거의 명성보다는 실무 역량과 가격 경쟁력 및 특화 전문성을 앞세운 로펌들에 사안을 맡기면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중하위에 있던 율촌과 화우가 약진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광장의 법률자문 실적은 8조2696억원(26건)으로 지난해 동기(6조6478억원) 대비 24.4% 증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2위에 안착한 광장은 안정적인 딜 수임을 기반으로 3위 율촌과의 격차를 2조원 가까이 벌리며 입지를 굳혔다. 광장은 ▲맥쿼리자산운용의 DIG에어가스 매각 ▲EQP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지분 인수 ▲CJ제일제당의 CJ피드앤케어 매각 등을 맡으며 자리를 유지했다.
율촌은 5위에서 올해 3위로 올라섰다. 법률자문 실적은 6조6179억원(22건)으로 전년(3조3689억원, 17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초 선임된 사모펀드(PE) 전문가 박재현 대표변호사의 영업력을 기반으로 대형 PE 딜을 다수 수임한 것이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이음PE의 삼원엑트 인수 ▲캑터스PE의 성현테크놀로지 인수 ▲베인캐피탈 에코마케팅 인수 ▲거캐피탈의 코엔텍 인수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화우는 9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실적은 3조5713억원(22건)으로 전년(1조9981억원, 12건)보다 79% 늘었다. 율촌 출신 윤희웅 변호사와 이진국·윤소연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자문 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네이버의 왈라팝 인수 ▲한앤브라더스 이화공영 인수 ▲유진자산운용의 중고나라 인수 ▲캑터스PE의 하이로닉 인수 ▲HMM의 아비커스 인수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세종과 태평양은 순위가 하락했다. 세종과 태평양의 실적은 각각 2조7085억원(19건), 1조5140억원(15건)으로 집계되며 5위와 6위에 그쳤다. 상위권에서 공고한 입지를 유지해온 두 대형 로펌이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점은 이번 분기 리그테이블의 주요 변화로 꼽힌다. 세종은 ▲라인야후의 카카오게임즈 인수 ▲졸리케이의 올데이프레쉬 인수 ▲구다이글로벌의 티르티르 인수 등을 수임했다. 태평양은 ▲삼천리의 성경식품 인수 ▲SK네트웍스의 인크로스 인수 자문을 수행했다.
중소형 로펌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법무법인 린은 ▲키스톤PE의 티앤더블유코리아 인수 ▲구다이글로벌의 티르티르 인수 등에 공동 자문사로 참여하며 4160억원의 실적을 냈다. 법무법인 지평은 ▲KB자산운용의 심텍 인수 ▲하남엣지센터피에프브이의 골드파라 인수 등으로 3624억원을 기록했다. 법무법인 진은 오션프론트파트너스의 DMT 인수 자문 1건으로 26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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