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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대출상환 '비상'
김현진 기자
2024.03.04 06:15:13
②미분양 아파트 증가세…자금조달 차질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은 그간 수면아래에 놓여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론이 실체를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이후 정부와 금융권이 옥석가리기를 시작해 일부 사업장은 본PF 전환에 성공하며 순항하는 반면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놓여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바닥을 쳤으니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론과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부정론도 엇갈리고 있다. 딜사이트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부동산PF 시장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분양 시장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지난해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 주택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많이 증가한 상태로 분양 시장 침체 국면이 지속하는 모양새다.


이에 건설사도 비상이 걸렸다. 분양 수익을 통해 공사비뿐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달시장에서 부동산 PF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증권사 및 건설사가 채무를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만큼 분양 실패 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 6만2000가구…위험 수준 '복귀'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 5만7925가구 대비 7.9%(4564가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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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2월 7만5000가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한 것은 10개월 만으로 정부가 위험수위로 판단하는 20년 장기이동평균선(6만2000가구)도 다시 넘어섰다.


이 기간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1만31가구로 전월(6998가구) 대비 43.3%(3033가구) 증가했다. 지방은 같은 기간 5만927가구에서 5만2458가구로 3.0%(1531가구)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3개월 연속 1만가구를 넘기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1만857가구로 전월(1만465가구)보다 3.7%(392가구)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만224가구를 기록하며 2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가구를 넘었다. 2019년 2만가구에 육박하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021년 2월 1만779가구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1만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해 분양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수요세가 유입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며 지난해 미분양 아파트가 감소세를 보였다"며 "침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 자체가 반전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요세가 유입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제공=국토교통부)

◆건설사 직격탄…미분양 사업장, 자금 조달 '빨간불'


건설사는 높아진 미분양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분양 대금으로 대출과 공사비를 정산한다. 미분양 발생 시 온전한 분양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출 상환은 물론 공사비 정산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사업성이 괜찮은 사업장은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장은 상황이 다르다. 본 PF 전환이 늦어지며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뿐 아니라 금융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가 시공사로 참여한 '대구본리 SK뷰' 주상복합 개발사업은 본PF 전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브릿지론 일부를 인수해 사모사채로 신규 발행했다. 대구본리 SK뷰는 대구광역시 달서구 본리동 일원에 공급하는 단지다. 지하 4층~지상 49층 공동주택 6개동,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었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 침체 체로 분양 및 착공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대구본리 SK뷰 개발사업에 브릿지론 일부를 제공한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 에이블본리제일차는 회사가 보유한 브릿지론 대출채권 중 일부인 250억원을 양도했다. 해당 대출채권을 인수한 SPC는 이든파크제일차와 베니스제일차로 각각 130억원, 120억원에 해당하는 대출채권을 인수해 이를 기초자산으로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통상적으로 ABSTB의 만기 구조가 6개월 이내로 짧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모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구조 장기화에 성공한 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비용이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사모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대출의 연이자율은 8.54%다. 2022년 말 기준 브릿지론 이자율이 7.04%였던 점을 고려하면 1.5%포인트(p) 상승한 셈이다.


브릿지론 상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직접대출을 진행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대구광역시 달서구 본동에서 진행 중인 '빌리브 라디체' 개발사업은 그동안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했지만, 최근 발행을 멈추고 한국투자증권이 직접대출을 통해 자금을 공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주관회사다.


직접대출 전환을 통해 만기구조를 장기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미분양 발생 시 금융사와 건설사가 온전한 피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 빌리브 라디체의 최초 분양 시점은 2021년 말이다. 당시 520가구 모집에 39가구 접수에 그치며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최초 분양부터 2년이 지난 현재 분양률도 30%를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나 건설사가 사업장에 직접대출을 한다는 것은 만기구조를 만기화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준공 이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사모사채 확약 의무를 미리 떠앉은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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